美 이란 공습에 국제 유가 급등… “장기화 땐 100~120달러” 경고
||2026.03.02
||2026.03.02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확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단기 급등을 넘어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배럴당 100달러(약 1452원)를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열어두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개장 이후 브렌트유는 한때 13% 뛰어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주말 사이 미·이스라엘의 공격이 확대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은 사실상 멈춰섰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이란은 해협이 여전히 개방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2월 28일 발생한 유조선 3척 공격의 배후임을 스스로 인정했다. 미국이 이 일대를 ‘해상 경보 구역’으로 지정하자 주요 선사들은 운항을 잇달아 중단했다.
주요 금융·에너지 기관들은 호르무즈 차질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더 악화하면 12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다만 지정학적 충격이 단기에 완화될 경우 급등세가 빠르게 진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 됐다.
씨티그룹은 단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기존보다 15달러 올린 배럴당 85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이번 주 유가가 80~9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위험이 지속되고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교란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판단이다.
이와 함께 이란 지도부 변화나 미국의 군사적 목표 달성 이후 긴장이 1~2주 내 완화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지만, 중동 지역 원유 인프라가 직접 타격을 받을 경우 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급등 시나리오의 발생 가능성은 20%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국제 유가에 약 18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유조선 운항이 6주간 전면 중단되는 상황을 가정한 영향치에 해당한다. 골드만은 시장이 하루 230만 배럴 규모의 글로벌 공급 차질이 1년간 지속되는 상황을 일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차질은 원유뿐 아니라 경유, 항공유, 나프타 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일일 경유 공급의 약 9%, 항공유의 약 18%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지정학적 충격이나 일시적 공급 차질에 따른 급등은 단기에 그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현재 운항 차질이 해협에 대한 직접 공격보다는 보험사들이 보험 취소 및 보험료 인상을 경고한 데 따른 예방적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란 지도부가 혁명수비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경우 역내 에너지 자산을 겨냥한 예측 불가능한 공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분쟁이 3주 이상 이어질 경우 걸프협력회의(GCC) 산유국들이 저장 능력을 소진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라이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 역시 해협 차질이 며칠을 넘어 수주 또는 수개월로 이어질 경우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스타드는 OPEC+가 증산에 나서더라도 추가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해협이 막히면 실질적인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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