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란 사태 실물경제 긴급 점검 나서
||2026.03.01
||2026.03.01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정부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불안에 대응해 실물경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문신학 차관 주재로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외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요 경제단체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전날 저녁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 점검에 이은 후속 회의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중국·일본·EU 등 주요국 상무관들도 화상으로 참여해 현지 동향과 잠재 리스크를 공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다. 이에 정부는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는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비축 의무량을 웃도는 가스 재고가 확보돼 있어 당장의 수급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해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수준 이상 감소할 경우, 산업부는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여수·거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의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석유공사도 해외 생산 물량 도입,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에 따른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무역 분야에서는 중동 지역이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3%로 크지 않고,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주요 컨테이너 선사가 이미 희망봉 우회 항로로 전환해 현재까지 해상 물류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사태 장기화 시 유가·물류비 상승이 수출에 미칠 파급 효과를 고려해 정부는 수출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수출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물류 경색이 본격화하면 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할 방침이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브롬, 합성섬유용 에틸렌글리콜 등 일부 화학제품에 대해 국내 생산 확대와 대체 수급처 확보를 추진한다. 전력 수급은 현재까지 직접적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한국전력과 발전 공기업들은 유가 급등·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사태 발생 당일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긴급대책반'을 가동했다. 유가 변동이 국내 휘발유·가스 요금 등 민생 물가에 과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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