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거래조건 설정 능력’ 반영해 규제해야”
||2026.02.27
||2026.02.27
"온라인 플랫폼의 거래조건 설정 능력을 실질적으로 반영해 규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조성익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은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규제의 쟁점과 방향'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한국경쟁법학회, 한국산업조직학회, 정보통신정책학회가 공동 개최한 '2026년 3학회 공동학술대회'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경제학, IT 정책, 법학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전문가 토론을 통해 바람직한 규제 방향을 잡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행사에는 심재한 한국경쟁법학회장(영남대 법전원), 황용석 정보통신정책학회장(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남재현 한국산업조직학회 수석부회장(고려대 경제학과)을 비롯해 좌장, 발표자, 토론자, 학술대회 참석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종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제1부에서는 조성익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정재훈 이화여대 법전원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조성익 KDI 연구부장은 '플랫폼의 특성과 규율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논의' 발표에서 "플랫폼의 고유한 특성이 법 집행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부족하다"며 "플랫폼의 거래조건 설정 능력을 감안해 현실을 반영한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인접 산업과의 효율성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 디지털 규제 이슈와 국제통상법적 쟁점' 발표에서 "국내 플랫폼 규제 논의가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이슈로 번지며 한미 간 통상 현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국제통상법적 관점에서 쟁점과 시사점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이화여대 법전원 교수는 '플랫폼 규제의 쟁점과 과제' 발표에서 "플랫폼 분야에서 현행 경쟁법 집행이 적정한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도를 보완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부는 전문가들의 라운드테이블 토론으로 진행됐으며, 사회는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송지희 교수가 맡았다.
먼저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사 우대 규제는 행위 자체보단 그 결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플랫폼 결합심사 시 봉쇄 효과를 추정할 때 플랫폼의 본질적 특성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플랫폼과 로컬 플랫폼의 차이를 고려한 규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주형 서울시립대 법전원 교수는 "플랫폼 규제가 미국의 통상조치(섹션 301조) 조사 대상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한국의 경쟁법 규제가 한미 간 주요 통상이슈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반독점 집행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보호주의적 접근은 배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미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플랫폼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되며 주요 쟁점을 포착했지만, 집행 가능성과 효과 평가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플랫폼의 시장 영향에 대한 충분한 분석을 바탕으로 입법 설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상민 법무법인 선운 고문은 "플랫폼 시장은 변동성이 크지만,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 경우 진입 장벽이 높다"며 "단순한 위법행위 금지명령을 넘어 경쟁 회복을 위한 시정조치 부과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한 한국경쟁법학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플랫폼 경제의 핵심을 꿰뚫는 발표와 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통찰을 나누고, 격변하는 생태계 속에서 혁신의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공정한 경쟁 질서를 세우기 위한 최적의 지향점에 관한 단초를 찾는 계기가 됐다"며 "네 번째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된 3학회가 앞으로도 시의성 있는 주제에 관한 학제 간 논의의 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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