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년 소송 끝 루이비통 이긴 압구정 수선공… “고객 권리 지켜서 기뻐”
||2026.02.26
||2026.02.26
4년 동안 소송에 휘말리다 보니 스트레스가 상당해 포기할까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고객이 물건을 고치고 다시 찾아가는 게 왜 문제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끝까지 갔습니다. 고객의 권리를 지켰다는 점이 기쁩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수선점을 운영하는 이경한(58) 강남사 대표는 26일 대법원 판결 직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이날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이 대표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대표는 35년째 의류 수선 일을 해왔다. 40평 규모 매장에서 직원 네댓 명이 함께 일하는 소규모 점포다.
분쟁의 발단은 ‘리폼’이었다. 이 대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객이 맡긴 루이비통 가방을 해체해 원단과 금속 장식 등을 활용, 크기와 형태가 다른 가방이나 지갑으로 제작해왔다.
루이비통은 2022년 2월 이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폼 행위가 상표의 출처 표시 및 품질 보증 기능을 훼손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이 대표는 처음 소송을 당했을 때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부모가 입던 옷을 고쳐 아이에게 물려주는 건 흔한 일”이라며 “명품 가방이라고 해서 왜 (리폼이) 안 되느냐는 의문이 들어 소송에 대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1심과 2심에서 연달아 패소했다. 법원은 리폼 제품이 중고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어 독립된 상거래 목적물인 ‘상품’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일반 수요자가 출처를 루이비통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표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에게 15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소유자로부터 개인적 사용 목적의 주문을 받아 변형·가공한 경우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별도로 유통할 목적이 아니라면 상표권 침해로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1·2심에서는 개인이 자기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조차 불법으로 봤다”며 “고객들도 물건을 맡기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불안해 했는데, 이번 판결로 합법이 됐다”고 말했다.
4년 가까이 이어진 소송은 적잖은 부담이었다. 그는 “(소송)비용도 많이 들었고, 그냥 그만두면 끝나는 일이었다”면서도 “상식의 문제이기에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했다.
대법원은 다만 소유자가 유통 목적 등 상표권 침해 의도를 갖고 리폼을 의뢰했고, 수선업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관여했다면 공동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 대표 역시 이런 판단에는 공감했다. 그는 “대량 생산해 시장에 풀면 당연히 불법”이라며 “고객이 맡긴 물건을 원하는 형태로 수선해 다시 돌려주는 리폼은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이번 판결로 동종 업계 종사자들도 마음 편히 일할 수 있게 된 점이 기쁘다”며 “소비자가 자기 물건을 어떻게 사용할지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권리를 확인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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