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없이 옥외 집회하면 형사 처벌’ 집시법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2026.02.26
||2026.02.26
헌법재판소가 26일 사전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고 옥외집회를 주최하면 예외 없이 형사처벌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재판관 4(헌법불합치) 대 4(위헌) 대 1(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26일 안모(35) 전 동국대 총학생회장이 제기한 집시법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옥외집회 사전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도록 한 제22조 제2항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 조항은 2027년 8월 31일까지 국회에서 개정되어야 한다.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9월 1일부터 이 조항은 효력을 상실한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즉시 무효화하면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므로 한시적으로 효력을 유지시키는 결정이다.
앞서 안씨는 2016년 12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이정현 당시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집시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사전에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경찰은 이들이 방송 장비를 이용해 구호를 외치는 등 기자회견이 아닌 집회를 개최한 것으로 판단했다. 안씨는 미신고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안씨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지 집회를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2020년 5월 안씨가 사전신고 대상인 옥외집회를 개최했다고 판단했다.
안씨는 파기환송심에서 집시법상 옥외집회 사전 신고 의무 부과 조항과 처벌 조항이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배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나 서울남부지법은 기각했다. 그러나 안씨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관 4명(김상환·김형두·정정미·오영준)은 미신고 집회 주최 처벌 조항에 대해 “각양각색의 옥외집회에 대해 포괄적으로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행정 규제를 하는 것은 입법 기술상 불가피하다”며 “처벌 조항의 위헌성은 위험성이 매우 적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 조항을 전혀 두지 않는 데 있다”고 했다.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2명(정형식·정계선)은 “집회에 대한 신고의무 이행은 행정상 제재로도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고 했다. 역시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2명(김복형·마은혁)은 “신고 의무 불이행을 예외 없이 형벌로 제재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다.
반대 의견을 낸 조한창 재판관은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며 “처벌 조항은 평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옥외집회 사전 신고 의무를 부여한 집시법 제6조 제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2009년 등 여러 차례 집회 신고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해 왔고, 이번에도 유지했다.
헌재는 “옥외집회가 개최되기 48시간 전까지 사전 신고를 하도록 규정한 것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 2명(김복형·마은혁)은 “집회가 사후적으로 폭력 집회로 변질된다고 하더라도 집시법 및 형사법으로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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