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찬물 끼얹을라...증권업계 ‘내부통제 리스크’ 재점화
||2026.02.26
||2026.02.26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대신증권이 코스닥 상장사 시세조종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증권업계 전반의 내부통제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며 자본시장이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업계 신뢰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최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대신증권 경기도 지점에서 근무하던 부장급 직원 A씨의 자본시장법, 금융실명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기 위한 조치다.
A씨는 2024년 말부터 수개월에 걸쳐 외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00원대 중반이던 해당 상장사 주가는 4000원대까지 급등했으며 검찰은 세력이 챙긴 부당이득이 수십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6월 자체 감사를 통해 A씨의 이상 거래 정황을 선제적으로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후 내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8월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A씨를 형사고발 조치했으며 사내 중징계를 거쳐 A씨는 연말께 면직 및 퇴사 처리됐다.
사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나 관리 및 감독 부실이 아닌 개별 직원의 일탈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라임 사태 이후 전사적으로 추진해 온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와 준법감시 조직 전문성 강화 노력이 이번 사안의 조기 인지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미 고발된 사안에 대해 본사 압수수색이라는 강제수사에 나선 만큼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 연루나 전반적인 관리 부실 여부로 수사 초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2019년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당시 반포WM센터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 고지 의무를 위반해 대규모 펀드를 판매한 전력이 있다.
당시 센터장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사측은 내부통제 기준 강화를 약속했다. 이후 옵티머스 펀드 판매 과정에서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런 과거를 딛고 대신증권은 2024년 12월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충족하며 국내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하지만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준비하는 중대한 시점에 부장급 간부의 주가조작 연루 악재가 터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부통제 리스크는 대신증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검찰은 지난달 말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 대행 과정에서 불거진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최근 3년간 주요 증권사 임직원의 위법 행위로 인한 문책 이상의 중징계 건수가 400건을 초과하는 등 내부통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검사 및 제재 건수만 총 55건으로, 전년 23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일부 임직원의 불공정거래 발생과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 등은 명백한 내부통제 실패의 사례"라며 "이제는 규제 중심이 아닌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연이은 사고에 증권사들은 조직 격상과 사장 직속 전담 부서 신설 등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고위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커지자 대표이사가 직접 팀장을 맡는 사장 직속 내부통제 TF를 신설하고 전 임원의 주식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펀드 불완전판매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사장 직속 소비자보호 TF를 꾸렸으며 SK증권 역시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 사태 여파로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실 등 관련 조직을 본부로 승격시켰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사건 발생 후 수습에 치중한 사후 처방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호황으로 개인투자자가 유입되고 그 만큼 분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상시 감시 체제를 구축해 금융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근본적인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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