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가 여당의 '사법개혁 3법'(법 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과 관련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했다. 사법부는 해당 법안들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전국 각급 법원장들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대회의실에서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론 내렸다.
법원장들은 이날 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의 내용과 진행 경과 등을 보고 받은 뒤 논의를 벌였다. 그 결과, 여당이 주도한 '사법개혁 3법'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내비쳤다.
또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등 개별 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우선 법원장들은 법 왜곡죄에 대해 "법 왜곡죄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 요건이 추상적이고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며 "처벌 조항으로 인해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이는 재판의 신속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소원제의 경우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으로 인한 국민 피해는 물론 소송 당사자들이 반복되는 재판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법관 증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나 단기간 내 다수의 대법관을 증원하면 사실심 부실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우선 대법관 4명을 늘리고 추이를 보고 증원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법원장들은 "사법제도의 근본적 개편은 돌이키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여러 기관을 아우르는 협의체를 통해 바람직한 사법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폭 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영재 처장도 이날 회의 인사말에서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 "모두 헌법 질서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법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법률안에 대한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