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산은 회장 "150조 국민성장펀드로 산업 재편 가속화 할 것"
||2026.02.25
||2026.02.25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구조개편을 핵심 축으로 한 경영 구상을 내놓았다. 박 회장은 30년 간 산업은행에 몸담은 첫 내부 출신 수장이다.
25일 박 회장은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 경제는 미·중 패권 경쟁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패러다임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며 "관세 장벽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각국의 신산업 육성 경쟁 속에서 금융이 산업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와 함께 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산업이 후발국 추격과 기술 격차 축소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대표 국책은행으로서 산업 경쟁력 강화와 양극화 완화, 잠재성장률 반등에 기여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5년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속도전
핵심 과제로는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 운용을 제시했다. 산업은행은 전담 조직을 신설해 메가 프로젝트 발굴과 심사, 사후 관리까지 총괄하고 있다.
지난 1월 총사업비 3조4000억원 규모 해상풍력 발전 사업이 1호로 승인됐으며 후속 사업도 심의를 앞두고 있다. 박 회장은 "2026년 승인 목표 30조원을 조기 달성하고 그 이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보 격차로 지원에서 소외되는 기업이 없도록 권역별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5년간 총 250조원 규모의 'KDB 넥스트 코리아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첨단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에 100조원, 지역 균형 성장 금융 확대에 75조원, 주력 산업 지원에 50조원, 국민성장펀드 연계 대출·투자에 25조원을 각각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투자 기능 강화도 주요 축이다. 산업은행은 연간 5000억원 수준의 직접 벤처투자를 집행해온 국내 최대 정책 벤처투자 기관이다. 앞으로는 신규 투자뿐 아니라 후속 투자 비중을 확대해 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을 강화한다.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한 스케일업 펀드, 모험자본 회수시장 활성화 펀드 등 간접 투자 생태계도 확충한다. 다만 투자자산 비중 확대가 BIS 비율 등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면밀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금융 활성화도 강조했다. 2026년 비수도권 자금 공급을 30조원 규모로 추진하고, 지역 우대 특별상품은 기존 10조원에서 15조원으로 확대한다.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남부권 성장지원 펀드 등도 조성해 지역별 수요에 맞춘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 선정 시에도 지역 프로젝트를 우선 검토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구조개편 1호…대산공장 통합
이날 간담회에서는 석유화학 산업 재편 1호 사례도 공개됐다.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통합이 골자다.
정부가 제시한 구조개편의 3대 원칙인 과잉 설비 감축 및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 경제 및 고용 영향 최소화 측면에서 양사가 제출한 사업재편계획과 자구 계획을 검토했고 그 결과 24일 산업통상부에서 특별법에 따른 승인을 완료했다. 또한 이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에서는 정부의 종합 패키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통합 법인은 NCC 1기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 통폐합을 통해 에틸렌 연 110만톤, 프로필렌 연 55만톤 규모 생산능력을 감축한다. 대신 스페셜티·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한다. 양사는 당초 계획보다 4000억원 늘린 총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채권단은 기존 채권 7조9000억원 상환을 유예하고, 최대 1조원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 이 중 약 4300억원은 산업은행이 부담한다. 또한 부채 비율 등 재무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최대 1조원 범위 내 채권단의 차입금을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의 결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영구채 등 추가 자본전환 규모에 대해 박 회장은 "구체적인 부담 비율은 채권단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채권액 비율에 따른 부담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금융지원과 관련해 채권단 협의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선 "석유화학 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전방 산업으로 무너질 경우 후방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는다"며 "신규 자금 지원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산업은행이 4300억원을 우선 부담하는 구조로 채권단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여수 등 다른 석유화학 단지와 관련해선 상황을 면밀히 보며 이해관계자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융은 위기 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미래 산업으로 재도약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번 사례가 국내 주력 산업 선제 구조개편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간담회 말미에는 최근 제기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박 회장은 "선배로서 위로의 뜻으로 연락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노사 고충처리위원회에서 공식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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