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100만개 한도 깨졌다?…‘파생상품 무한 공급’ 주장에 업계 설왕설래
||2026.02.25
||2026.02.25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비트코인(BTC) 파생상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2100만개 공급 한도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는 공급 구조와 가격 형성을 혼동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2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엑스(구 트위터)에서 500만 회 이상 조회된 한 분석은 비트코인 파생상품과 현금 결제 선물, ETF 등 금융상품의 확산이 비트코인의 고정 공급 기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켄달 리포트'(The Kendall Report) 저자 로버트 켄달은 이러한 상품이 등장하면서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이론적으로 무한대 공급과 다름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파생상품이 가격 변동성과 단기 수급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블록체인상 공급량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헤리엇 브라우닝 트윈스테이크(Twinstake) 부사장은 "기관이 ETF나 디지털 자산 국고(DAT)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더라도 새로운 코인이 발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2100만개 한도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최근 흐름이 단기 투기 세력보다 장기 보유 성향의 자금 유입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크 놀란 코인셰어즈 수석 연구원도 금 시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금 역시 선물과 ETF, 미할당 계좌 등 거대한 '종이 시장'(paper market)을 갖고 있지만, 이것이 지하의 금 매장량을 바꾸지는 않는다"라며 "비트코인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코드상 2100만개로 발행량이 제한돼 있다. 신규 코인은 약 10분마다 채굴 보상 형태로 발행되며, 이 보상은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구조를 따른다. 2026년 2월 기준 약 1999만 BTC가 채굴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비밀번호 분실이나 소유자 사망 등으로 최대 400만개가 영구적으로 소실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실질 유통 물량이 더 적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논쟁의 핵심은 공급이 아니라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메커니즘 변화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파생상품 거래량은 현물 거래량을 자주 웃돌고 있다. 2023년 말에는 CME 그룹의 비트코인 선물이 미결제약정 기준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이후 글로벌 거래소 간 순위 경쟁이 이어졌다.
브라우닝 부사장은 파생상품과 ETF가 현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3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선물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과 현물 가격 간 괴리가 발생하면 차익거래가 이뤄지며 현물 수요가 발생한다. 둘째, 은행이 비트코인 연계 상품을 판매할 경우 ETF를 통해 실물 비트코인을 매수해 헤지하면서 현물 수요를 창출한다. 셋째, 무기한 선물 시장의 펀딩 금리 변화가 차익거래를 유도해 현물 매수 또는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암호화폐 리스 플랫폼 비트리스(BitLease)의 창립자 니마 베니 역시 "파생상품은 투자자가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고도 노출을 얻을 수 있게 할 뿐, 공급 한도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켄달 또한 자신의 주장이 '블록체인의 희소성을 삭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파생상품이 한계 가격이 설정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양측의 공통된 인식은 명확하다. 비트코인의 2100만개 한도는 기술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다만 ETF와 선물, 구조화 상품의 확산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경로와 주도권은 점점 전통 금융과 연결된 파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급은 그대로지만, 가치가 협상되는 방식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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