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플랜B, 디지털 규제 확대 우려… 쿠팡은 기회될까
||2026.02.25
||2026.02.25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대체할 수단으로 무역법 301조 검토에 나서면서, 쿠팡이 한미 통상 변수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디지털 규제가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경우 한국의 플랫폼 정책이 협상 의제로 부상할 수 있어, 통상 환경 변화가 쿠팡에 오히려 유리한 국면을 만들지 주목된다.
24일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둘러싸고 법적 제동이 걸리자, 대안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 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무역법 122조에 따른 15% 보편 관세 도입도 함께 거론된다.
‘슈퍼 301조’로 불리는 미국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이 부당한 차별 조치를 취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근거로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외국 정부의 차별적 무역 관행을 폭넓게 문제 삼을 수 있어 전통적인 상품 무역뿐 아니라 각종 규제 정책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에 대한 디지털 규제도 조사 대상에 포함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USTR이 디지털 규제를 주요 조사 영역으로 명시하면서 통상 갈등의 전선은 상품 무역을 넘어 플랫폼 정책·데이터 규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국 역시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온플법)과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허용 여부 등 디지털 규제 성격의 현안이 통상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사안은 구글·애플 등 미국 플랫폼 기업의 이해관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통상 압박 논리와 충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점에서 쿠팡이 변수로 거론된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고 미국 투자자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국내 플랫폼 규제 논쟁의 직접 이해관계자다. 만약 한국의 플랫폼 관련 규제가 미국 자본에 불리하거나 차별적이라는 논리로 연결될 경우 이는 301조 조사 명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일부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문제 삼아 301조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 움직임을 보인 사례도 있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301조는 상대국의 법·정책·관행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이거나 미국 통상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이 조사에 착수해 시정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관세 인상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협상 레버리지의 하나”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율을 조정할 때 비관세 장벽 철회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다”며 “쿠팡은 미국 기업이고 미국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한국의 플랫폼 규제나 관련 정책이 미국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차별적으로 작용한다고 명시화될 경우 301조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301조가 곧바로 국내 플랫폼 규제에 적용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슈퍼 301조는 상대국의 무역상 차별 행위를 조사해 입증한 뒤 시정을 요구하는 조항이지, 다른 나라가 규제를 강화했다고 즉각 관세로 보복하기 위해 만든 조항이 아니다”라며 “국가별 조사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일괄적 관세 부과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기업이 규제로 피해를 입었다면 한미 FTA에 따른 투자자-국가 소송(ISD)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플랫폼 규제를 이유로 301조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현재 논의되는 입법 수준을 감안하면 통상 보복으로 직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전략상 압박 카드로 거론될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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