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도 남는 게 없다” 배라 가맹점주들, 수익구조 개선 요구
||2026.02.25
||2026.02.25
“키오스크 강제 설치, 시중보다 2배 비싼 핑크스푼 필수품목 지정, 믹서기에 커피머신까지 본사에서 정해준 대로 해야 합니다.”
24일 서울 강남구 비알코리아 본사 앞. 전국 각지에서 모인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 100여명이 한목소리로 불만을 터뜨렸다. 배스킨라빈스 전국 가맹점주 협의회는 이날 집회를 열고 본사를 상대로 수익 구조 개선과 불공정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찬바람이 부는 본사 앞에서 확성기와 피켓 사이로 점주들의 성토가 이어지며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가맹점주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것은 현재 점포가 부담하는 원가율이 타 브랜드 대비 높고, 핑크스푼 등 일부 필수품목을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 나온 가맹점주 A씨는 “키오스크는 점주가 전액 부담해 설치하지만 메뉴 구성과 행사 세팅값은 본사 정책에 묶여 있다”며 “행사를 원치 않아도 사실상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계 한 대 가격이 1000만원에 달하는데 리뉴얼 시 사실상 의무처럼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인테리어 비용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A씨는 “창업 초기 본사 가이드에 따라 인테리어를 진행했지만 나중에 필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수백만원대 소품과 장식 비용까지 과도하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사는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는데 인테리어업체에 좋을 일을 왜 허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행사 정책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가맹점주 B씨는 “원플러스원(1+1), 투플러스원(2+1) 행사에서 할인 부담 상당 부분을 점주가 떠안는다”며 “매출이 늘어도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배달 비중이 커졌지만 플랫폼 수수료와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본사의 출점 전략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수원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김대현씨는 “코로나 시기 이후 점포 수가 급격히 늘면서 기존 점포의 매출 잠식이 심화됐다”며 “본사는 외형 성장을 이야기하지만 현장에서는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배스킨라빈스 매장 수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1200여 곳에서 현재 1700여 곳으로 증가했다.
조철현 협의회 회장은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성공을 기반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지금의 구조는 상생이 아니라 일방적 부담 전가에 가깝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 제도화 ▲행사 선택권 보장 ▲점포 부담 비용 기준 명확화 등을 요구했다.
최용식 협의회 사무처장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직영점이 70개가 넘었지만 현재는 30여개 수준으로 줄었다”며 “이는 직영점조차 현재 구조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세상이 급변하고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지만 배스킨라빈스는 가맹점이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맹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려면 변화된 시장 환경과 비용 구조에 맞는 현실적인 수익 설계를 본사가 제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점주의 비용 부담과 희생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는 판촉 행사와 관련해 ▲포괄적 연간 동의 방식 중단 ▲행사별 비용 한도 및 분담 구조 공개 ▲행사 정산 방식 개선 등을 공식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또 “기존 협의됐던 배달 관련 지원 정책이 축소 또는 변경됐다”며 원안 복구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본사가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추가 단체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