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법 122조 가동… 新 글로벌 관세 10% 발효
||2026.02.24
||2026.02.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부과하는 ‘글로벌 관세’를 공식 발효했다. 연방 대법원이 기존 상호관세 정책을 위법으로 판단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법적 근거를 활용해 다시 전면 관세 정책을 가동한 것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0일 발표한 포고문을 통해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1분) 글로벌 관세 적용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예외 품목을 제외한 전 세계 대미 수출품 전반에 10%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대대적 관세 정책’을 사실상 유지하기 위한 후속 대응으로 해석된다. 특히 기존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가 법적 근거 부족으로 제동이 걸리자, 1974년 제정된 무역법 122조를 새 관세의 법적 기반으로 선택했다.
무역법 122조는 미국이 ‘크고 심각한’ 무역적자를 겪을 경우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 관세를 최장 150일 동안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번 조치 역시 해당 규정을 활용한 한시적 관세라는 점에서 향후 정책 지속 여부는 미국 정치권의 판단에 달려 있다.
현재 적용된 세율은 10%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 발표 다음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세율을 15%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인상 시점과 구체적 절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글로벌 관세는 오는 7월 24일까지 효력을 유지한다. 무역법 122조가 의회 승인 없이 인정하는 최대 기간이 150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이 연장 승인을 반대하고 있어 장기 지속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모든 수입품이 대상은 아니다. 미국 산업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일부 전략 품목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여기에는 핵심 광물, 에너지 및 관련 제품,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비료, 일부 농산물, 의약품과 원료, 특정 전자제품, 자동차 및 항공우주 제품 등이 포함된다.
이들 품목은 미국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이거나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가 적용된 제품 또는 물가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품목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이번 글로벌 관세는 일종의 ‘시간 벌기’ 성격도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시에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추가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권한을, 232조는 국가 안보 위협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두 법 모두 조사와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한 만큼 122조 관세를 먼저 시행한 뒤 추가 관세 수단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파트너가 향후 무역 합의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압박하는 목적도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새 관세의 장기 존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미국 내 여론이 관세 정책에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민주당이 효력 연장 승인 불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글로벌 관세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선택한 ‘임시 대체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150일 동안 진행될 추가 조사와 정치적 협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무역 질서에 미칠 파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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