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체질개선 시동… 중견기업 대출 허용·주식보유 한도 확대
||2026.02.23
||2026.02.23
저축은행도 중견기업 대출이 가능해진다. 중소기업 대출에서 중견기업까지 대출 범위가 넓어지면서 여신 영업에 힘을 얻게 됐다. 여기에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 한도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 건물에서 ‘저축은행 건전 발전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정책간담회’를 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저축은행중앙회장, 12개 저축은행 대표,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금융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부실 위험, 금융 환경의 빠른 디지털 전환, 업권 내 양극화 등으로 생존과 성장을 위한 구조적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단기 수익에 몰두하던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실물경제와 지역사회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거점지역 단위에서 전국단위까지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정립할 수 있도록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주요 대상을 기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넓힌다. 현행 상호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 대상 여신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의무가 있는데 이 여신비율에 중견기업까지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저축은행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 산정 때 수도권 영업구역 대출은 가중치(100%→105%)를 높이고, 비수도권 영업구역 대출은 가중치(100%→95%)를 낮춰 비수도권 여신을 우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어 온투업 연계투자 허용, 사잇돌대출 상품 분리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여신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예대율 산정체계 개편으로 비수도권 여신을 우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유가증권 운용 규제를 합리화해 혁신·성장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여력을 확대한다. 대형사의 주식·집합투자증권 등 종목별 보유 한도를 2배로 늘린다.
주식 보유 한도는 자기자본 50→100%, 비상장 주식·회사채는 자기자본 10→20%, 집합투자증권은 자기자본 20→40%로 정비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의 영업행위 규제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직불·선불전자지급수단(체크카드·모바일쿠폰) 취급 등 새로운 영업 기회를 부여한다.
또 자본력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갖춘 자산 1조원 이상 중·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법인·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그러면서 다른 업권과 마찬가지로 업무체계를 ‘고유-겸영-부수업무 체계’로 개편하고 특정 시간에 금지했던 방송광고도 허용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의 규모와 역할에 맞게 건전성 관리체계도 개선한다. 자산 5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에 은행 수준의 BIS비율을 적용하는 등 자본규제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
대형 저축은행이 기업여신의 신용위험을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미래 채무상환능력(FLC)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도 도입한다. 자산 5조원 이상 대형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신용등급을 산출하도록 하고, 과거 부도율 수준을 고려해 산출된 신용등급을 건전성 분류 등급과 연계하도록 한다.
반면 자산 1조원 이하 소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양호한 건전성을 전제로 외부감사인 수검 주기를 반기에서 분기로 변경한다. 지방은행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건전하고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구축하도록 자산규모별 소유규제를 반영한다.
대주주 정기 적격성 심사도 정비한다. 최대주주·주요주주의 특수관계인 중 주식을 10% 미만으로 보유한 개인은 심사대상인 특수관계인에서 제외한다.
또 위기 발생 이전에도 선제적인 자본확충과 배당 제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 유동성비율 산정방식 합리화 등 유동성 관리체계를 고도화한다.
이어 저축은행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해 업권 차원의 부실채권 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담보 회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비업무용 부동산의 관리·처분 기준을 마련한다.
다만 그간 업계가 요구해온 영업구역 제한 규제 완화는 이번 방안에서 빠졌다. 현행 제도상 저축은행은 6개 영업구역 중 소속 구역에서 40∼50% 이상을 의무대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비수도권 저축은행 간 실적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의적절한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다”며 “제도권 금융의 보루로서 포용적 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확대하고 생산적 금융의 역할에도 적극 부응해 지역 실물경제의 금융 실핏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발전방안은 단기적 대응책이 아니라 저축은행이 중장기적 건전성과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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