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中 유출’ 삼성 前직원 파기환송… 대법 “비밀 사용·누설, 별개범죄”
||2026.02.23
||2026.02.23
국가핵심기술인 반도체 증착 장비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전직 삼성전자 부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 판결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됐다. 원심에선 영업비밀을 국외에 누설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이 또한 유죄라고 봤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산업기술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김모(58)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1994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삼성전자에서 근무했고, 부장으로 퇴직했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2016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허페이성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에서 근무했다. 김씨는 창신메모리로 이직하면서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 등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했다.
김씨는 중국에 반도체 D램 제조 핵심 설비인 증착 장비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없다는 점을 알고,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 반도체 장비 업체 ‘신카이’를 설립했다. 증착은 웨이퍼 위에 원자·분자 단위의 박막을 입혀 전기가 통하거나 차단되는 특성을 부여하는 공정이다. 김씨는 신카이에서 부사장을 맡았다. 그는 반도체 각 분야 전문가를 모아 각자가 소속된 회사에서 핵심 기술을 유출하라고 지시했다.
국내 반도체 증착 장비 업체 유진테크 전직 직원들은 김씨의 지시에 따라 출력하는 방식으로 무단 유출한 반도체 증착 장비 제작 및 조립 도면을 스캔한 파일을 네트워크 연결저장장치(NAS) 서버에 2022년 9월 업로드했다. 이 서버는 삼성전자 전직 직원 김씨가 중국에서 반도체 증착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에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된 업체는 유진테크 외에도 두 곳 더 있다.
1심은 삼성전자 전직 직원 김씨에게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 중 반도체 증착 장비 기술을 NAS 서버에 업로드하고 외국에서 사용한 행위에 대해 영업비밀 사용에 의한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영업비밀 국외 누설 혐의, 외국 사용 목적 산업기술 공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한 영업비밀 사용죄에 포함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김씨의 형량을 징역 6년에 벌금 2억원으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된 후 국내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가족의 생계유지 차원에서 중국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스파이로서의 정보 수집 및 유출과는 위법성, 죄질 및 비난 가능성 등에서 차원이 다르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 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제3자에게) 이를 넘겨주는 경우에는 실제로 영업 비밀을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불문하고 영업 비밀 누설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부정경쟁방지법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원심이 부정경쟁방지법 법리를 오해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김씨는 서울고등법원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다시 심리받게 됐다. 김씨의 형량은 기존에 선고된 징역 6년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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