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효과 컸다… ‘톱10’ 운용사 영업익 전년比 64% 성장
||2026.02.22
||2026.02.22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호황 등에 힘입어 1년 만에 60% 넘는 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상위 10개사 영업이익만 1조원에 육박했다. ETF 등 펀드 운용보수로 1조6000억원을 벌었고 자산관리 수수료, 증권 처분 및 평가이익으로도 쏠쏠한 이익을 챙겼다. ETF 일평균 거래대금이 15조원을 넘어서며 확대됨에 따라 올해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TF 순자산총액 3조원 이상 자산운용사 10개사(3월 결산 타임폴리오자산운용 3분기 누적 기준)의 지난해 별도 영업이익은 총 9548억원으로 전년(5824억원) 대비 63.9% 늘어났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의 합계 영업이익이 9000억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지분법 이익 등 영업외이익을 합친 순이익 기준으론 1조2655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영업이익이 가장 컸다. 지난해 전년(1411억원) 대비 98.4% 늘어난 2801억원을 거뒀다. 연간 실적을 공개한 자산운용사 489곳 전체를 놓고 봐도 으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수탁고 증가에 힘입어 펀드 보수가 증가했고 특히 판교테크원타워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 효과로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이 전년 대비 76.6% 커진 1560억원을 올리며 뒤를 이었다. 종전 최대치인 2021년 1054억원을 500억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업계 전체로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178억원)에 이어 3위다. 삼성자산운용이 영업이익을 1095억원에서 1419억원으로 29.6% 늘리며 그다음을 차지했다. 이익 확대에도 업계 순위는 KB자산운용 등에 밀리며 4위로 내려왔다.
3월 결산법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3분기까지 영업이익 904억원(전년 대비 증감률 98.9%) 올리며 ETF 상위 자산운용사 중 네 번째로 컸다. 그다음 한국투자신탁운용 683억원(74%), 신한자산운용 638억원(40.1%), NH아문디자산운용 516억원(40.2%), 키움투자자산운용 500억원(118.9%), 한화자산운용 448억원(-3.6%), 하나자산운용 78억원(13.4%) 순이었다.
이는 ETF 시장이 확대된 영향이다. 자산운용사는 ETF 등 펀드를 운용하는 대가로 투자자로부터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는다. 지난해 ETF 시장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ETF 순자산총액(AUM)이 급증하면서 관련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ETF 상위 운용사 10곳이 벌어들인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1조5943억원으로 전년(1조1939억원) 대비 33.5% 증가했다. 전체 영업수익(2조1865억원)의 70% 이상 차지하는 규모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 수익이 647억원에서 1026억원으로 58.6% 늘어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213억원에서 5006억원으로 55.8% 늘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그다음이었다. KB자산운용(2070억원) 32.1%, 한국투자신탁운용(1183억원) 32%, 삼성자산운용(2818억원) 28.9%, 신한자산운용(1250억원) 20.2% 등도 2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산관리 수수료도 이익 확대에 한몫했다. 지난해 기관·개인으로부터 자금 운용 권한을 위임받아 금융자산을 운용해 수수료를 받는 투자일임 수익은 10개사 합쳐 3150억원에 달했다. 1년 전 2702억원과 비교해 16.4% 늘어났다.
고객에게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을 조언하고 수수료를 받는 투자자문 수익은 167억원에서 208억원으로 24.7% 커졌다. 투자일임 등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 증가율은 NH아문디자산운용(407억원)이 43.7%로 가장 높았다.
증시 호황도 실적엔 호재였다. 보유 중인 유가증권 등의 시가가 취득 원가보다 상승(미실현 이익)했거나 매각 시 장부가보다 비싸게 팔아 실현된 이익을 뜻하는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은 지난해 10개사 합쳐 1031억원으로 전년(695억원) 대비 48.4% 증가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217억원) 357.2%, 하나자산운용(13억원) 247.4% 등의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호실적 흐름은 올해도 지속할 전망이다. ETF 투자 수요가 작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5조4917억원이었던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선 19일까지 15조7202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ETF 순자산총액도 현재 366조5231억원으로 연초 이후 두 달도 안 돼서 벌써 약 70조원 커졌다. 올해 출시한 국내시장 전용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RIA(국내시장 복귀 계좌) 등도 자산운용사에 기회 요인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실장은 “ETF 수수료 구조가 저비용이어서 AUM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으나 ETF 규모가 워낙 커지고 있어 올해도 운용보수 수익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사들이 많은 수익을 내 것”이라며 “ETF 시장에 신규 진입했거나 점유율을 늘리려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도 액티브 ETF 등 혁신 상품을 통해 (수익을 많이 낼) 여지가 있다. 퇴직연금, ISA, RIA 등도 ETF가 주요 투자 수단이라서 자산운용사엔 기회 요인”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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