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준다”는 태아보험 영업… 어디까지 받아도 될까
||2026.02.22
||2026.02.22
#. 태아보험 가입을 앞둔 30대 예비맘 A씨는 최근 산부인과 진료를 마친 뒤 보험 상담을 받았다. 상담 과정에서 설계사는 가입하면 유모차나 현금를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출산 준비에 필요한 물품이라는 점에서 솔깃했지만 이렇게 고가의 사은품을 받아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모집 과정에서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보험업법상 ‘특별이익 제공’에 해당해 금지된다. 특별이익 제공은 보험 계약 체결을 유도하기 위해 현금이나 물품, 보험료 대납, 근거 없는 할인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과당 경쟁을 막고 계약자 간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규제다.
현행 기준상 설계사가 제공할 수 있는 사은품은 계약 체결 후 첫해 납입보험료의 10%와 3만원 중 더 적은 금액이다. 가령 월 보험료가 10만원인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연간 보험료의 10%인 12만원이 아닌 3만원이 상한선이 된다. 이를 초과하는 금품 제공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건강관리와 연계된 물품은 20만원까지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보험 보장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위험을 낮추는 경우에 한정된다. 헬스케어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카시트나 유모차의 경우 어린이보험이나 태아보험의 보장 위험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물품으로 보기 어려워 예외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특별이익 제공이 금지되는 것은 고가 사은품 경쟁이 보장 내용보다 혜택 규모 중심의 판매를 유도해 모집 질서를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설계사가 수수료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도한 경쟁은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 역시 유의해야 한다. 보험업법은 금품을 제공한 모집 종사자뿐 아니라 이를 요구하거나 제공받은 계약자와 피보험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설계사의 경우 등록 취소나 업무정지 등 제재도 가능하다.
이 같은 영업 방식은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산부인과 상담 창구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사은품 조건이 비교되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고가 사은품 제공 제안을 받을 경우 신고를 통해 모집 질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보험은 장기 금융상품인 만큼 일회성 혜택보다 보장 구조와 유지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태아보험은 출산 이후에도 오랜 기간 유지되는 상품”이라며 “사은품 조건보다 실제 필요한 보장과 보험료 부담 수준을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