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재도전 나선 동원산업… 실탄 마련이 관건
||2026.02.20
||2026.02.20
동원그룹이 최근 HMM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료 조달부터 생산, 해상·육상 운송까지 아우르는 공급망 통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HMM은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대형 거래인 만큼, 실탄 마련 여부가 인수 성사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20일 동원그룹은 HMM 인수설과 관련해 “복수의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금 마련 방안으로 거론되는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월에 이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공식적인 의사 표명은 유보했지만, 자금 조달 방안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 거래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동원은 2025년 말 HMM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재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2023년 인수전에서 막판까지 참여했다가 물러선 이후 두 번째 시도다.
동원이 HMM 인수를 다시 검토하는 배경에는 ‘물류 밸류체인 확장·완성’ 전략이 자리한다. 동원은 원양어업을 기반으로 식품가공(동원F&B), 포장재(동원시스템즈), 육상물류(동원로엑스)까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해상 운송은 외부 선사에 의존해왔다. HMM을 확보할 경우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해상·육상 운송까지 공급망을 하나의 축으로 묶을 수 있다.
해상 운임은 식품·수산 기업의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운임이 급등할 경우 수익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해운사를 내부에 둘 경우 외부 운임 사이클에 대한 노출을 일부 줄이고 비용 통제력도 높일 수 있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최대 변수는 자금 조달 여력이다. 증권가에서는 HMM 기업가치를 10조원 안팎으로 평가한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인수 대상 지분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 규모는 수조원대로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원산업의 2025년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7386억원 수준에 그친다. 대규모 차입이나 인수금융 없이는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은 구조다.
최근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간 이견 속에 ‘산업은행 보유 지분 우선 매각’ 방안이 거론되면서 거래 구조가 일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매각이 아닌 부분 매각으로 진행될 경우 인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산업은행 지분(35.42%)만 인수하더라도 약 3조5000억원대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스타키스트를 주목하고 있다. 스타키스트는 연매출 1조원을 웃도는 미국 참치캔 1위 기업으로, 동원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핵심 자산이다.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2조원 안팎의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그룹의 대표적 해외 수익원을 처분하는 결정인 만큼 부담도 적지 않다.
하나증권은 “HMM 기업가치가 약 10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만큼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데, 이 경우 배당성향 30% 확대라는 기존 주주환원 약속 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그룹 연결 이익 가시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 등 자금 여력이 큰 후보가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약 16조원 규모의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포스코홀딩스와 비교하면 동원의 자금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경우 인수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키스트는 동원의 대표적인 해외 수익원인 만큼 단순한 자금 확보 수단으로 보기에는 상징성과 실익이 모두 크다”며 “현금 동원 여력을 감안하면 스타키스트 매각 여부가 실제 인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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