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 KDDX 입찰 2R 돌입… HD현대·한화오션 유불리 따져보니
||2026.02.19
||2026.02.19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양사는 각각 상세설계 제안서 작성과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리한 요인을 안고 있어 특정 업체의 우세를 예측하기 힘든 분위기다.
관련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3월 KDDX 사업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입찰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방사청은 2월 11일 KDDX 사업 예비설명회를 열고 참여 희망 업체들에 사업 내용을 설명했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6000톤(t)급 ‘미니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국산화해 실전 배치하는 대형 사업이다. 방사청은 2023년 12월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지만, 수의계약 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2년 가까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함정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KDDX 개념설계를 수행했고,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았다.
하지만 기본설계 이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사업이 2년여간 지연됐다. 방사청은 2023년 12월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에 들어갔지만, 수의계약 여부를 둘러싸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공방이 이어졌다.
함정 사업은 그동안 기본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까지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각 단계마다 경쟁입찰을 진행할 경우 일정 지연과 비용·기술의 연속성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후 방사청은 2025년 12월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경쟁입찰로 결정했다.
양사는 방사청의 경쟁입찰 추진 결정 이후 곧바로 사전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1일 열린 예비설명회를 계기로 경쟁이 본격화됐다.
우선 양사는 상세설계 제안서를 마련해야 한다. 이 제안서 작성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아 제안서에 반영할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고,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세부 조정을 거쳐 연속성 있게 진행할 수 있다. 반면 한화오션은 오는 3월 입찰 공고 이후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기본설계 도면을 받아 이를 분석하고 제안서를 마련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두 달가량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상세설계 제안서는 직전 단계인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다방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단계별로 진행되는 사업에서 직전 단계를 수행한 업체가 그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 더욱 수월하다”고 말했다.
다만 HD현대중공업 역시 안심할 수 없다. 보안사고 감점 적용 여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1.2점의 보안사고 감점 처분이 유지되고 있다. 이 감점은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이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를 비롯한 다수 함정 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불법 촬영하고 회사 서버에 공유한 혐의로 2014년 기소돼 최종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내려진 처분이다. 임직원 9명에 대한 유죄 판결은 8명이 2022년 11월, 나머지 1명이 2023년 12월 각각 선고됐다.
방산 수주전은 소수점 차이로 수주 여부가 결정될 수 있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의 보안사고 감점 처분은 당초 2025년 11월까지였지만 올해 12월까지 연장됐다. 방사청이 단일 사건으로 보지 않고 판결 시점을 기준으로 별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11월까지 보안사고 감점 1.8점을 부과받은 데 이어 올해 12월까지 1.2점을 적용받고 있다. 보안사고 감점은 형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유지된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보안사고 감점 적용 여부를 오는 5월 제안서 평가일에 결정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3월 입찰 공고 이후 5월 제안서 접수·평가, 6월 협상 및 실행계획서 확정, 7월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유불리를 안고 있어 특정 업체의 수주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안사고 감점이 적용되더라도 HD현대중공업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KDDX 기본설계를 맡으면서 공급망 구성 등 상세설계 제안서 작성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는 보안사고 감점 적용을 감안하더라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세설계 제안서만 놓고 보면 기본설계를 맡지 않은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뛰어넘는 제안서를 작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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