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지역 경제 해법, 대기업 낙수 아닌 중기 AX 혁신
||2026.02.19
||2026.02.19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10대 그룹 총수들을 만나 지방 투자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10대 그룹 총수들은 향후 5년간 약 270조원 규모의 지방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대기업의 지방 투자는 분명 의미가 있다. 자본과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대기업은 지역 산업의 기반을 단기간에 확장할 수 있다. 산업 인프라 구축과 일자리 창출에서도 대기업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러나 대기업 투자만으로 지역 경제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는 어렵다. 지방의 고용과 산업 생태계를 실제로 떠받치는 주체는 그 지역의 중소·중견기업이다. 대기업 투자가 늘어나더라도 그 효과가 지역 중소기업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않으면, 수도권과 지방 간 경제 격차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현실에서 지방 산업 구조는 이미 이중화돼 있다. 대기업과 그 협력망에 속한 정규직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층에 속한다.
반면 다수의 중소기업 노동자는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놓여 있다. 대기업 투자가 확대될수록 이러한 격차가 완화되기보다는 오히려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대기업의 성장이 지역 내 ‘그들만의 생태계’를 강화하면서 중소기업과의 간극을 더 벌리는 구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낙수 효과에 대한 기대 역시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과거처럼 대기업의 성과가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으로 흘러가던 구조는 약화됐다.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을 늘리고, 협력 중소기업은 단가 인하 압박에 시달린다.
최근 10여 년간 제조업 기준 대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8% 수준이지만, 중소기업은 2~3%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그 결과 한국 경제는 대기업, 수도권 중심으로 성장의 과실이 집중되고 중소기업, 지역은 침체하는 ‘K자형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오래전부터 동반성장을 강조해 왔다. 그는 대기업의 일방적 성장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이는 도덕적 구호가 아니라 구조적 해법이다.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양질의 지역 일자리가 늘고, 인구와 소비가 지역에 정착한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중소기업의 현실을 주목하고 문제의식을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 이제는 대기업 총수 간담회에 더해, 더 많은 중소기업인을 직접 만나 현장의 제약과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해법의 중심에는 중소기업의 AI 전환(AX)이 있어야 한다.
AI 기반 공정 혁신과 데이터 활용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다. 자동화와 지능화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숙련 인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개선한다.
또한 AI를 활용한 품질 관리도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AX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격차를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다.
중소기업이 기술과 생산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때, 지역 경제는 외부 투자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의 관건은 대기업의 투자 선언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실제로 성장할 수 있는 AX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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