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고스톱 논란… 판돈 ‘점 100원’ 유·무죄 가른 기준은
||2026.02.16
||2026.02.16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치면 도박일까, 단순한 오락일까.”
설 연휴가 다가오면 ‘고스톱 한 판’ 유혹이 찾아온다. 가족이나 이웃과 ‘집에서 한 판’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는 것이다. 판돈이 오간 이상 도박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친목 차원의 소액 놀이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온라인에서도 “그 정도는 친목”과 “돈이 오가면 도박”이 맞선다. 법원은 어디에 선 걸까.
0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도형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 도박 혐의로 기소된 A(69)씨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2023년 4월 13일 군산시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 3명과 고스톱을 치다 적발됐다. 3점 선승 방식으로 1점당 100원을 걸었다. 전체 판돈은 10만8400원이었다.
재판부는 이를 ‘일시오락’ 범위로 봤다. 적발 당시 판돈이 10만~11만원 수준이었고, A씨가 실제 부담한 돈은 1만9000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게임 시간도 오후 8시부터 15분가량으로 길지 않았다. 1심은 판돈 일부를 맥주·통닭값에 보태기로 했던 사정도 참작했다. 친분 관계에서 사용처가 정해진 소액 내기였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1점 100원’이라도 유죄가 선고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대구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김미경 판사)은 1점당 100원을 걸고 고스톱을 치다 총 16만2000원의 판돈이 오간 B·C씨에게 각각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재판부는 친목 목적이라기보다 사행성이 짙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246조는 도박을 처벌하면서도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예외로 둔다. 대법원은 1985년 판례에서 시간·장소, 가담자의 사회적 지위·재산 정도, 판돈 수준, 도박에 이른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후 판례도 친분관계, 판돈의 사용처, 반복 여부 등 상습성을 함께 본다. 수사 단계에서 ‘판돈 20만원’이나 전과 유무가 참고 지표로 거론되지만, 법원은 금액 자체보다 사건의 맥락을 더 중시한다.
과거 판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2006년 1점당 100원 고스톱을 친 D씨는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벌금 30만원 선고유예가 내려졌다. 당시 월 2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던 기초생활수급자였던 점이 고려됐다.
2016년에는 1점당 200원을 걸고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고스톱을 친 E씨가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돈보다 장시간·심야 진행을 문제 삼았다.
화투판이라고 해서 모두 도박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스톱처럼 우연에 따라 승패가 갈리고 재물의 득실이 오가면 도박죄가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승패가 사실상 조작돼 있으면서 이를 숨기고 돈을 받았다면 도박이 아니라 사기죄가 적용될 여지도 있다. 같은 화투판이라도 ‘합의된 내기’인지 ‘속임수에 의한 편취’인지에 따라 죄명이 달라진다.
부장판사 출신 신재환 율촌 변호사는 “친목 목적이라면 손익 범위와 판돈 사용처를 미리 합의하고, 상습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결국 “100원 고스톱은 도박이 아니다”라고 단정하기도, “돈이 오가면 무조건 도박”이라고 자르기도 어렵다. 법원은 관계, 시간대, 판돈의 실질 규모, 반복성, 사용처 등을 종합해 사행성과 사회적 해악성을 판단한다. 설 연휴 ‘딱 한 판’이라도,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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