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성·귀경길 전기차 운전자 ‘충전 계획’ 필수
||2026.02.16
||2026.02.16
설 연휴 장거리 이동을 준비하는 전기차 운전자라면 ‘충전 계획’부터 점검해야 한다. 사전 준비 없이 귀성·귀경길에 나설 경우 예상보다 긴 충전 대기 시간에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주행거리 감소까지 겹치며 충전 수요가 한층 몰릴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보급은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전기차 판매는 처음으로 연간 20만대를 넘어섰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순수 전기차는 89만9000대로,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100만대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기차 100만대 시대를 앞두고 명절 이동 수요까지 겹치며 충전 인프라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명절 기간 교통량 증가도 변수다. 설 연휴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은 지난 2025년보다 14.1% 늘어난 525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귀경 차량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휴게소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할 경우 선택 가능한 충전 거점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겨울철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가운데 1회 충전 주행거리 500킬로미터(㎞) 이상 모델도 늘고 있지만, 저온 환경에서는 주행거리가 감소한다. 업계에 따르면 겨울철 주행 가능 거리는 여름 대비 최소 10%, 많게는 20% 이상 줄어든다. 한국소비자원이 상온(18도)과 저온(영하 1도) 조건에서 시험한 결과 최대 24% 감소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 Y RWD'는 환경부 인증 기준 상온 복합 주행거리 400㎞에서 저온 기준 302㎞로 98㎞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공조장치 사용과 정체 구간이 겹치면 체감 주행거리는 더 짧아질 수 있다고 본다. 배터리 잔량 20% 이하에서 충전소를 찾기 시작하면 선택 폭이 크게 줄어드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충전 인프라 여건도 넉넉하지 않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11곳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약 1600기로 집계된다. 단순 계산하면 충전기 1기당 수백 대의 전기차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전국 기준 충전기는 약 47만기지만, 이 가운데 급속 충전기는 약 7만기에 그친다. 전기차 13대당 급속 충전기 1기를 공유하는 셈이다. 명절처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일부 거점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처럼 짧은 시간에 연료를 보충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사전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장거리 이동 전 배터리를 최대한 충전하고 이동 경로상의 충전소 위치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급속 충전기 중심으로 동선을 짜고 예비 충전소를 2~3곳 확보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 배터리 온도 관리 기능을 활용하면 충전 시간 단축에도 유리하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에는 목적지 인근 충전소 안내와 도착 시 예상 배터리 잔량을 계산해 주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차량 내 전용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면 충전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된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과 한국전력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이용 가능 여부와 충전기 출력, 충전 타입을 확인하는 것도 대기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소를 2~3곳 이상 확보하고 출발 전 배터리를 최대한 충전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며 “명절처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충전 계획도 귀성·귀경 준비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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