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아닌 부업으로 흑자… 조폐공사, 모바일 신분증·특수 잉크 수출로 역대 최대 실적
||2026.02.15
||2026.02.15
한국조폐공사가 2021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그해 처음 시작한 모바일 신분증 사업과 특수 잉크 수출 사업에서 새로운 매출이 생겼다. 그동안 ‘현금 없는 사회’가 되면서 지폐 인쇄와 동전 주조에서는 꾸준히 매출이 줄었다. 조폐공사 안팎에서는 “이제 본업이 아닌 부업이 ‘효자 사업’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 “현금 누가 써요” 지폐 찍어 돈 벌던 조폐공사의 위기
조폐공사는 1951년 화폐 제조 전문 기관으로 출범했다. 이후 한국은행 발주를 받아 지폐와 동전을 만들어 수익을 냈다. 1990년대부터는 주민등록증, 여권 등 실물 신분증을 제작했다. 지폐 제작에 필요한 위·변조 방지 기술이 신분증을 만들 때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2000년까지 공사 매출 절반은 화폐 사업에서, 절반은 신분증 등 비(非)화폐 사업에서 나왔다.
그런데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되면서 공사 수익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사는 2020년 22년 만에 영업적자(142억원)를 냈다. 화폐 발행량이 2015년 7억4000만장에서 2020년 6억3000만장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주화 발행량도 2015년 6억2000만개에서 2020년 1억4000만개로 급감했다. 코로나 여파로 여권 발행도 급감했다.
◇ 지폐 위·변조 기술 이용한 모바일 신분증·보안 잉크 사업 ‘효자’
2020년 조폐공사는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신사업 중 가장 먼저 성과를 낸 것은 ‘모바일 신분증 사업’이다. 정부가 추진한 이 사업은 국민들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6개 신분증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저장해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공사는 2021년 정부의 ‘모바일 신분증 전문 기관’으로 지정돼 올해까지 5년간 정부 예산 745억원을 받았다.
공사는 또 수입에 의존하던 위·변조 방지용 보안 잉크를 2021년 국산화해 수출했다. 현재 특수 잉크 50종을 스위스와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액은 2021년 약 40억원에서 작년 약 130억원으로 늘었다. 아울러 공사는 작년 문화콘텐츠사업부를 신설해 화폐 굿즈 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작년 한 해 20억원의 매출을 냈다. 공사는 지폐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볼펜, 키링, 방석, 달력 등을 만들었다. 한정판 기념화폐도 제작했다.
이런 신사업 덕분에 공사는 지난해 매출 6395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립 이래 최대다. 비(非)화폐 사업 매출 비중은 작년 88%로 높아졌다.
◇ 다음 먹거리는 ‘예술형 주화’
공사는 새로운 먹거리로 ‘예술형 주화(bullion coin)’를 점찍었다. 예술형 주화는 각국 중앙은행이 금·은 등 귀금속에 액면가를 표시해 발행하는 법정 통화다. 주로 국가 상징물을 주제로 한다. 미국의 이글(독수리), 캐나다의 메이플(단풍잎), 중국의 판다, 호주의 캥거루 주화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국가적 행사나 기념일, 역사적 사건 등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주화를 발행한다. 하지만 예술형 주화는 공식적으로 발행하지 않고 있다.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려면 재정경제부 승인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 부처와 예술형 주화 도입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올해 안에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성 사장은 “단순한 화폐 제조 기관을 넘어 ICT·핀테크와 문화 산업을 결합한 ‘조폐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디지털 신분증과 문화 콘텐츠 사업을 비롯해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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