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보조 믿다 꽝”… 사고 발생하면 ‘운전자 책임’
||2026.02.14
||2026.02.14
설 연휴를 앞두고 장거리 이동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량 주행보조시스템에 대한 과신에 경고등이 켜졌다. 고속도로에서 차간거리 유지장치(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중 발생한 사고가 빠르게 늘면서, ‘보조 기능’에 대한 맹신이 오히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5일간의 설 연휴 동안 귀성·귀경과 국내 여행 수요가 겹치며 교통량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명절 기간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은 2025년보다 14.1% 늘어난 525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가 누적되면 운전자가 주행보조시스템에 더 의존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편의성에 기대는 순간 위험 인지가 늦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는 차간거리 유지, 차로 유지 보조, 긴급 제동 등을 포함한 레벨2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탑재된다. 국내 ADAS 장착률은 2022년 29.4%에서 2024년 41%로 상승했다. 신차 대부분에 관련 기능이 적용되는 추세다.
주행보조시스템은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속도와 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차로 이탈을 방지하는 등 운전을 보조한다. 일부 모델은 위험 상황에서 회피 조향까지 지원한다. 다만 업계는 “모든 기능은 운전 보조에 그칠 뿐, 운전자의 전방 주시 의무를 대체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실제 사고는 증가세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ACC 관련 사고는 2020년 15건에서 2025년 101건으로 6.7배 늘었다. 최근 5년간 누적 사고는 290건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51.6%에 달한다. 보급 확대와 함께 오·남용 사례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사고 유형을 보면 차로 이탈이 180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곡선 구간이나 차선이 불분명한 구간, 공사 구간 등에서 센서 인식 한계가 발생했지만 운전자가 즉각 개입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이어 차로 변경 차량과의 충돌(18.6%), 전방 차량 추돌(14.5%), 공사 구간 회피 실패(4.9%) 순이었다.
법적 책임 역시 운전자에게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ACC를 포함한 레벨2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면제하지 않는다. 시스템이 작동 중이라도 운전자는 전방을 주시하고 핸들을 잡은 채 언제든 직접 제동과 조향을 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운전 시 2시간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졸음이 느껴질 경우 환기를 하는 등 기본적인 피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보조시스템은 운전을 대신하는 장치가 아니라 보조하는 장치”라며 “연휴처럼 교통량이 급증하는 시기일수록 전방 주시와 안전거리 확보가 가장 확실한 안전 수단”이라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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