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기업 ‘삼성’ 맞아?… 5위권 안착도 헉헉대는 삼성증권
||2026.02.13
||2026.02.13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국내에선 적수가 없다는 삼성이 증권업에선 맥을 못추고 있다. 이제 5위권 안착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삼성증권의 순이익 규모는 기존 3위에서 5위로 밀려났고, 1위와 비슷했던 시가총액도 이제 선두와의 격차가 4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는 증시 활황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익 외에 다른 사업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 등으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8조6710억원으로 대형 상장 증권주 5곳 중 유일하게 10조원을 밑돌았다. 미래에셋증권이 30조2824억원으로 가장 컸고 한국금융지주 13조7365억원, 키움증권 12조2682억원, NH투자증권 10조3874억원 순이었다.
1년 전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 4곳이 시총 4조원대에서 접전을 펼치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당시 키움증권 시총은 2조원대였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게 컸다. 삼성증권 주가는 최근 1년간 4만6900원에서 9만7100원으로 107.0% 상승하긴 했으나 같은 기간 ‘KRX 증권’ 지수 등락률(214.3%)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시장 평균치라 할 수 있는 코스피 등락률(116.7%)에도 못 미쳤다.
삼성증권 시장가치가 경쟁사 대비 뒤처진 것은 실적과 관련이 깊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 순이익 1조84억원을 올리며 사상 첫 1조원 돌파했으나 순이익 순위는 오히려 3위에서 5위로 내려갔다. 순이익 증가 폭(전년 대비)이 12.2%에 불과해서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순이익 2조135억원)은 80.0%, 미래에셋증권(1조5936억원)은 72.2%, 키움증권(1조1150억원)은 33.6%, NH투자증권(1조315억원)은 50.2% 등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실적이 비교적 부진했던 것은 수탁수수료 외 나머지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IB(기업금융)를 의미하는 ‘인수 및 자문수수료’ 부문 순영업수익은 3054억원으로 전년(3148억원) 대비 3% 감소했다. 구조화금융 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게 가장 컸으나 지난해 채권 전체 인수금액이 5조9030억원(연합인포맥스 기준)으로 18위에 그치고 IPO(1조255억원) 및 유상증자(3845억원) 주관·인수금액이 중위권에 머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상품 판매수익 부문에서도 지난해 1626억원 기록하며 1년 전(1608억원)보다 순영업수익을 1.1% 늘리는 데 그쳤다.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 순영업수익은 1조1404억원이었는데 증가율은 8.2%에 불과했다. 증권사마다 사업 부문 내용이 달라 정확히 비교하기 힘들지만 나머지 4개사 운용손익(또는 트레이딩) 부문 증가율(전년 대비)은 한국투자증권 76.3%, NH투자증권 31.3%(연결 기준), 키움증권 39.8%, 미래에셋증권 13.9% 등 두 자릿수였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차입을 최대한 많이 해 적극적으로 기업금융(IB)에 자금 조달을 해주는 게 증권사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삼성증권은 자금 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가 그런 영업을 잘 안 하는 게 (수익 부진에)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수준도 경쟁력 약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읽힌다. 작년 말 삼성증권의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1%로 전년(12.9%) 대비 고작 0.2%포인트 올랐다. 대형 상장 증권사 ROE 평균 상승 폭(3.4%포인트)을 크게 밑돈다. ROE는 주주 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내는지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총주주환원율도 작년 한 해 자사주 매입·소각 없이 배당금 3572억원 지급하며 35.4%를 기록했다.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NH투자증권 총주주환원율이 54.9%, 미래에셋증권이 40%인 점을 고려하면 높다고도 할 수 없다.
시장에선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현장 실지 조사까지 마친 뒤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남겨뒀다.
하지만 내부통제 관련 제재 심사가 발목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4월 삼성증권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일반투자자 성향에 맞지 않는 금융투자상품을 권유하고 투자자 성향을 임의로 상향 조정했다는 의혹 등으로 불완전판매 관련 지적을 받았다.
발행어음 인가 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대출, 회사채 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자산에 투자해 운용 손익을 거둘 수 있다. 수탁수수료 외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한 삼성증권으로선 필요하다. 비슷한 시기 신청서를 낸 키움증권 등이 작년 말 발행어음 인가를 받고 상품까지 출시해 더 늦어져서도 안 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3~4년 평균으로 따지면 상위권”이라며 “브로커리지, IB 등의 수익이 견조하게 늘어나는 추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진전해 나갈 계획이다. 발행어음에 대해선 지금 말하기 어렵고 (심사 결과를) 잘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