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ESS로 전기차 적자 메운다
||2026.02.11
||2026.02.11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K배터리 3사가 ESS를 앞세워 올해 실적 반전에 나선다. 각각 전기차 사업 규모로 키우며 ESS 중심 체질 전환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 부진을 ESS가 메우는 구조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K배터리 3사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실적이 올해 전기차 부진을 상쇄할 규모로 커진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 사업부 매출 추정치만 1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33%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SDI는 글로벌 1위 사업자향 대규모 수주를 확정했고, SK온도 라인 전환과 안전 기술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
ESS가 실적 동력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이전보다 높아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망 접속 승인 기간이 최대 4년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ESS가 전력망 제약을 완충하는 필수 인프라가 됐다. 블룸버그NEF(BNEF) 기준 2026~2030년 미국 ESS 수요 전망은 64~113GWh이나,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전망치를 종합하면 80~150GWh 수준으로 기존 전망을 웃돈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ESS 매출 비중이 36%까지 올라 전기차 사업부 매출(10조4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누적 수주 잔고는 140GWh이며,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였던 90GWh 이상이다. 올해 ESS 매출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확대가 목표다.
연초부터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한화큐셀 미국법인과 2028~2030년간 5GWh 규모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테라젠(8GWh), 엑셀시오에너지캐피탈(7.5GWh), 델타일렉트로닉스(4GWh), EG4일렉트로닉스(13.3GWh) 등과 잇따라 계약을 맺었다. 올해 3월에는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와 1GWh 규모 계약도 성사시켰다. 북미 생산 거점도 확대 중이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이 지난해 6월 가동을 시작했고, 올해 중 미시간 랜싱 공장과 오하이오 합작공장이 추가 가동에 들어간다. 글로벌 ESS 생산능력은 60GWh로, 이 중 북미가 50GWh를 차지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올해 2월 구성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현재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산업의 성장 가치가 재편되는 밸류시프트의 과정"이라며 "북미 지역 내 생산 시설과 SI 기반 턴키 솔루션 역량을 동시에 갖춘 기업은 사실상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며 올해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4분기 실적 컨콜에서도 회사는 "2026년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ESS 수요의 부상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되는 시기"라며 "ESS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전기차 사업의 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겠다고 올해 사업의 강조했다.
◆관건은 전기차 고정비 부담과 관세 불확실성
삼성SDI도 전환점을 맞았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1위 사업자향 ESS 수주가 확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 10GWh, 3년간 30GWh 이상의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주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45만원에서 50만원으로, IBK투자증권도 41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북미 거점 SPE 4개 라인(33GWh) 중 3개가 ESS로 전환돼 올해 말 북미 ESS 생산능력은 29GWh에 이를 전망이다.
SK온은 구조 재편을 마무리하며 진입 기반을 다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포드와의 블루오벌SK 합작을 청산하고 테네시 공장(45GWh)을 단독 운영하기로 했다. 전기차 외에 ESS 공급도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충남 서산공장 라인 전환으로 연간 3GWh 규모의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추고, 업계 최초로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화재 조기 감지 기술을 적용한다.
남은 관건은 ESS 매출 확대가 전기차 부진을 실제로 상쇄할 수 있느냐다. 미래에셋증권은 "ESS만으로 유의미한 증익 구간에 진입했다"며 "북미 EV 우려가 충분히 반영된 만큼 ESS 실적으로 인한 증익이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북미 전기차 라인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관세 불확실성은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K배터리 실적은 ESS 전환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전기차 손실을 메울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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