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시민 지미 라이 20년형에 국제사회도 반발… “정치적 기소” 규탄
||2026.02.10
||2026.02.10
영국과 유엔, 유럽연합(EU)이 홍콩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민주화 인사 지미 라이에 대해 일제히 강하게 반발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판결을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로 규정하며 “엄청난 불의”라고 비판했고,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9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시민권자인 라이 전 애플데일리 창업자는 이날 홍콩 법원에서 선동적 자료 제작 음모 혐의 1건과 외국 세력과의 공모 음모 혐의 2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외국 세력과의 공모 혐의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적용됐다. 이번 형량은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선고된 형량 가운데 가장 무거운 수준이다.
이벳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78세의 라이에게 내려진 20년형은 사실상 종신형과 다름없다”며 “중국 비판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에 따른 정치적 기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콩 당국은 지미 라이의 고통을 끝내고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이번 판결이 국제인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홍콩 국가보안법의 모호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한 조항이 어떻게 국제인권 의무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해석되고 집행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판결은 파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EU 역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아니타 히퍼 EU 대변인은 “EU는 오랜 기소 끝에 내려진 이번 판결을 개탄한다”며 “라이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홍콩의 사법 독립과 언론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우려했다.
라이의 아들 세바스티앙 라이는 “아버지는 가족을 다시 만나지 못한 채 홀로 생을 마감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고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면서도 “실제 형량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라이 측 국제 법률팀은 그를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범”이라고 했다.
라이 전 회장은 홍콩의 대표적 민주화 성향 신문이었던 애플데일리를 창간한 언론인이자 사업가다. 한때 홍콩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중국 공산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점에서 홍콩 엘리트 사회에서도 이례적인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애플데일리는 그가 체포된 이듬해인 2021년 당국의 압박 속에 폐간됐다.
라이는 2020년 홍콩에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 몇 주 만에 체포됐다. 이 법은 2019년과 2020년 홍콩을 뒤흔든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중국이 도입한 법으로, 비판자들은 반대 의견을 범죄화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해 왔다. 실제로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의 언론 자유 순위와 시민적 자유 수준은 급격히 하락했다.
중국과 홍콩 당국은 국가보안법이 사회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라이의 범죄는 중대하며 그의 악행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며 “20년형은 법치주의가 작동한 결과”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기소가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며 외국의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번 판결이 홍콩이 더 이상 고도의 자치를 보장받는 지역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라이의 중형 선고를 계기로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국제적 논란은 한층 더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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