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 “AI 도시 서울, 시민 모두의 일상으로” [AI 2026]
||2026.02.10
||2026.02.10
서울이 글로벌 AI 도시 연구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네 번째로 MIT 센서블시티랩 연구소가 문을 열며, 도시 단위 AI 연구와 정책 실험의 핵심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AI 도시 서울’ 비전도 선언을 넘어 시민 모두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울AI재단은 도시 단위에서 AI 행정 혁신과 약자와의 동행 등을 추진하며, 도시 전반의 AI 활용을 넓혀 정부의 ‘AI 3대 강국’ 전략으로 나아가는 밑바탕을 다지고 있다. 취임 1년 만에 MIT 연구소 유치, 서울AI페스타 개최, 전 세대 맞춤형 교육 확대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서울AI재단 김만기 이사장을 만나 ‘AI City(도시) 서울’을 향한 구상을 들어봤다.
“AI City 서울로 글로벌 주도권 잡겠다”
김만기 이사장은 “가장 큰 목표는 ‘AI 도시 서울’을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 AI 리딩 도시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없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주도권을 잡기에 충분한 시기”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MIT와 협업해 개소한 ‘MIT 센서블시티랩(MIT Senseable City Lab)’이다. 해당 연구소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시티를 연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관으로 암스테르담, 두바이,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어 서울이 네 번째로 연구 거점을 유치했다.
MIT 센서블시티랩 서울에서는 교통, 환경, 안전, 공간 활용 등 도시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연구가 진행된다. MIT 연구원 10명이 함께하고, 연구 성과는 실제 서울시 정책에 반영된다. 정책과 데이터, 현장 경험을 담은 ‘서울형 어반 AI 모델’을 만들어 비슷한 문제를 겪는 다른 도시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세계적 연구소를 유치한 만큼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한다”며 “시민들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느끼고, 생활 속에서 변화를 체감하는 연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두 달 만에 서울AI페스타, 시민 1만3000명 몰렸다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시민 체험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2월, 취임 두 달 만에 서울AI페스타를 개최했다. “AI가 좋다고 백번 말하는 것보다 직접 써보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틀간 1만3000명이 찾았다.
올해도 2월 28일과 3월 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주제는 ‘AI가 내게 말을 걸었다(부제: 몸으로 느끼는 일상 속 PHYSICAL AI)’이다. AI골든벨, 백일장, 사생대회, 가족 로봇 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AI를 일상적이고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축제다.
지난해 5월 서울디지털재단은 서울AI재단으로 전환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해 “글로벌 AI 시대를 선도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비전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의 역할도 달라졌다. 단순히 AI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서울시 AI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AI 플랫폼 구축, 행정용 거대언어모델(LLM)서비스 개발, 공공기관 컨설팅, 기업과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허브 기능도 수행한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2월 ‘모든 산업을 AI 중심으로 재편한다’며 인재 양성, 인프라 조성, 투자 확대 등 7대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재단은 이 기조 아래 움직이고 있다.
‘10·10·10’ 목표와 맞춤형 AI 교육… 중요한 건 현장이다
김 이사장은 AI 역량 격차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AI 역량 격차는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시민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재단은 포용적 접근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올해 ‘10·10·10’ 성과 지표를 내걸었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연간 방문자 10만명, AI디지털배움터 교육 이수자 10만명, AI 탐험대 어디나지원단 누적 10만명 돌파가 목표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는 서북센터(은평)와 서남센터(영등포)에서 전 세대의 AI·디지털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된다. 교육·체험·상담부터 커뮤니티 활동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방문 비중이 큰 장노년층이 AI 활용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일상 중심의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AI 탐험대 어디나지원단’은 서울 25개 자치구 복지관, 경로당, 도서관으로 강사가 직접 찾아가 1:1 교육을 한다. 주 대상은 만 55세 이상, 디지털 기기가 낯선 분들이다. 기초 사용법부터 AI 활용까지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이뤄진다.
AI디지털배움터도 전면 개편했다. 기존 디지털배움터를 AI 중심으로 전환하고, 상설교육장 6곳과 AI체험존 9곳 이상을 운영한다. 강동·강서·도봉·마포 거점을 재정비하고 성동·동작에 신규 거점을 조성했다. 야간·주말 교육을 확대하고, 파견교육 팀도 52개로 늘렸다. 전년 대비 134% 증가한 규모다.
김 이사장은 맞춤형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은 AI를 두렵고 어렵게 생각하지만, AI는 생활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에게 AI로 메뉴판이나 포스터를 제작하는 법을 알려드리면 바로 활용한다. 그게 제대로 된 맞춤형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AI 올인(ALL-IN) 패키지’다. 소상공인용 ‘AI 비즈니스 올-인’, 직장인용 ‘AI 프로워크 올-인’, 청소년용 ‘AI 미래인재 올-인’, 중장년용 ‘AI 인생2막 올-인’ 등 대상별로 구성했다. 디지털 휴먼, AI 드로잉 로봇, AI 음악·영상 제작 툴 같은 최신 기술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서울시민 5500명 대상 디지털 역량실태조사 결과도 고무적이다. 시민들의 스마트 기기 이용률은 69.5%, 디지털 서비스 이용률은 68.9%로 2년 전 조사 대비 점진적으로 향상됐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전체 시민 평균보다 기기 이용률이 2.8%, 서비스 이용률이 3.2%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은 “재단이 추진해 온 AI 교육과 현장 밀착형 지원 사업이 시민의 실제 삶 속에서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 가치가 재단의 AI 사업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
김만기 이사장은 AI의 본질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많은 분들이 AI를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며 “사람을 더 편하게, 더 안전하게,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이 덜 붐비는 시간을 알려주고, 어르신 건강을 24시간 관리하며, 시각장애인이 혼자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런 것이 다 AI다”라고 설명했다.
재단의 역할도 분명히 했다. 김만기 이사장은 “우리가 기술 자체를 만드는 건 아니다”라며 “AI 시대를 준비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 연구기관과 협력해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이랑 공공기관이 AI 잘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며 “AI City 서울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서울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의 5년 후는 분명히 다를 것”라고도 덧붙였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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