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전략 성과 갈렸다… 에이피알·아모레 웃고 LG생건·애경 주춤
||2026.02.10
||2026.02.10
국내 화장품 업계의 실적이 미국과 중화권 대응 전략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재편한 기업들은 성장세를 보인 반면, 중화권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9일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에이피알은 지난 2025년 매출 1조5273억원, 영업이익 365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1%, 영업이익은 198% 증가했다. 해외 매출은 1조2258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미국 비중이 37%에 달했다. 이는 2024년의 22%와 비교해 1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미국·일본 등 국외 시장에서만 매출의 80%를 창출했다.
반면 중화권 비중은 8%에 그쳤다. 중국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고 미국·일본을 축으로 한 글로벌 전략 전환이 실적 급등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차별화된 유통 전략도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에이피알은 오프라인 채널 확대 대신 자사몰(D2C)과 글로벌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SNS 기반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회사는 미국·일본 등 주력 시장을 넘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사업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전통 뷰티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비교적 성공적인 체질 개선 성과를 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매출 4조6232억원, 영업이익 3680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8.5%, 47.6% 증가했다. 매출은 3년 만에 다시 4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탈중국 전략이 있다. 2025년 미주 매출은 6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 증가하며 중화권 매출(5124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고, 유럽·중동(EMEA) 지역 매출도 41.5% 급증했다.
북미·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확대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 전략이 맞물리며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라네즈, 설화수, 에스트라 등 주요 브랜드가 미주 시장에서 선전하며 중국 집중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대표 브랜드 라네즈가 인도 대표 뷰티 플랫폼과 공동 상품 개발에 착수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중국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매출 6조3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62.8% 급감했다. 주력인 화장품 사업이 적자로 전환된 가운데 중국 시장 부진이 겹치며 실적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해 온 화장품 부문은 2025년 1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4분기에는 매출 5663억원, 영업손실 814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4분기 해외 지역별 매출을 보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7.9%, 6.0% 증가했지만, 중국 매출이 16.6% 급감하며 발목을 잡았다. 이 영향으로 전체 해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회사는 중국 중심 구조 탈피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면세점 등 국내 유통망 전반의 재편에 나서고 있다.
애경산업 역시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2025년 매출은 6545억원,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 54.8% 감소했다. 화장품 사업과 중국 내 사업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화장품 사업 매출은 2150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각각 17.8%, 74.1% 줄었다. 애경산업은 중국 외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국가별 소비자 특성과 시장 환경을 반영한 브랜드 전략을 통해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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