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미국인에겐 낯선 쿠팡, 워싱턴에선 로비 강자"
||2026.02.09
||2026.02.09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낯선 이름인 쿠팡이 워싱턴 정가에서는 영향력을 키운 로비 주체로 부상했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8일(현지시각) ‘대부분의 미국인은 써본 적 없지만, 워싱턴의 플레이어가 된 회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쿠팡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공격적인 로비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몇 년간 디지털 규제와 통상 이슈를 중심으로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전방위적 로비 활동을 벌이며 미 정부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의 2024년 미국 내 로비 지출은 330만달러(약 48억원)로, 직전 2년치를 합친 금액을 웃돌았다.
같은 해 쿠팡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위원회에 10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취임식 참석도 이 같은 정치적 행보와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5년 들어서도 쿠팡은 공화·민주 양당 정치인과 선거 캠프를 대상으로 수십만달러 규모의 정치자금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정치자금 기부에 그치지 않고 로비 네트워크도 재편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민주당 인사들과 연계된 로비 업체와의 계약을 정리하는 대신,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연결된 로비 회사들과 새로 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미국 산업계 주요 로비 단체와 협회에 잇따라 가입하며 정책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쿠팡 한국법인의 임시 대표를 소환해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공화당 주도의 위원회는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쿠팡에 대한 대응이 미국 기업과 시민을 차별할 소지가 있다”며 증언과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한 통상 전문 변호사는 폴리티코에 “미국 정부가 특정 기업의 대우를 외교·통상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상황에서, 워싱턴에서 효과적으로 로비하지 않는 것은 이제 최고경영진의 중대한 과실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쿠팡이 스스로를 ‘미국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며 한국에서 겪는 규제와 갈등을 ‘디지털 차별’ 이슈로 재구성해 미국 정치권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한국 내 개인정보 유출 논란 이후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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