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8일(현지시간) 실시한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안토니우 주제 세구루 전 사회당 대표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 극우 민족주의 후보 안드레 벤투라가 30%대 중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약진해, 포르투갈 역시 유럽 전역을 휩쓰는 극우 물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포르투갈 정부 선거 집계 결과 90% 이상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세구루 후보는 65%가 넘는 득표율로 벤투라 후보(약 34%)를 크게 앞섰다.
세구루 당선인은 자택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포르투갈 국민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애착과 시민적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유럽 대륙 전반에서 확산하는 극우 흐름에 제동을 건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벤투라 후보가 33% 이상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가 이끄는 극우 정당 셰가당은 최근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거둔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셰가당은 포르투갈어로 '이제 그만'이라는 뜻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세구루 후보의 압승 배경으로 중도 및 보수 진영의 전략적 지지를 꼽았다. 극우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이념을 넘어 결집했다는 것이다. 벤투라 후보는 지난 1월 1차 투표에서 약 25%의 표를 얻어 결선에 진출했고, 세구루 후보는 약 3분의 1을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주앙 캉셀라 리스본 노바대 정치학 교수는 "포르투갈이 유럽 극우 급증의 예외라는 평가는 끝났다"며 "이번 선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포르투갈은 관광 증가와 외국인 투자 확대 등으로 경제가 성장했지만, 주택 가격 상승과 생활비 부담, 이민 증가에 따른 불만이 누적되며 극우 세력의 지지 기반이 확대됐다.
포르투갈은 총리가 국정 전반을 운영하는 내각 책임제이지만, 대통령에게도 의회 해산권과 군 통수권, 법률안 거부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