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시대, 산업 전환 대응 명령어 고민해야 [줌인IT]
||2026.02.06
||2026.02.06
과거부터 기계와 로봇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직물 산업의 기계 도입으로 산업혁명이 이뤄지던 영국에서는 기계 파괴 운동이 일었다.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었다. 근로자들은 방직기를 부쉈다.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두려움도 마찬가지였다. 공상과학(SF) 소설의 대부로 불리는 미국의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1950년 출간한 단편 소설집 ‘아이, 로봇’(I, Robot)에는 로봇에 대한 불신, 로봇에 ‘인간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명령한 내용 등이 담겼다.
최근 러다이트 운동이 회자되고 있다. 산업계가 생산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기로 하면서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8년 미국 공장에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은,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입장을 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1811년 영국에서 기계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방직 기계를 부수며 저항하던 ‘현대판 러다이트식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투입은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철강재 코일의 물류관리에 페르소나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검증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실증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계적 안전성과 작업자와 협업 가능성이 확인되면 현장 투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 노조 역시 이를 우려했다. 포스코그룹 노조연대는 포스코홀딩스가 2024년 7월 발표한 120개 사업 부문 재편 계획과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인공지능(AI) 도입과 자동화로 인력 감축 우려와 고용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노사 대화를 요구한 바 있다.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에게 실직이란 해를 입힐까 우려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 산업용 기계가 미처 하지 못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산업용 기계는 넓은 공간에 설치돼 정형화된 단순 반복 작업에 주로 쓰였다. 기계가 들어서지 못하는 작은 공간이나 사람의 감각이 요구되는 섬세한 작업,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일에는 여전히 인력이 필요했다. 기업은 여전히 인력을 고용해야 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재 인력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더불어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AI를 탑재해 상황 판단력을 갖추도록 했다.
로봇과 공존을 고민해야 한다. 로봇 도입이란 큰 흐름을 거스르기 힘들다. 로봇과 공존을 위해선 로봇에 명령어를 구체적으로 입력해야 한다. 로봇의 근무 범위, 수행 역할 등 공존의 명령어가 필요하다. 결국 로봇은 인간의 활용법에 달렸다.
구체적 명령어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현대차 노조도 한발 물러섰다. 현대차 노조는 로봇 도입 반발에 대해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이란 비판이 제기된 후 “노조가 기술적 진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며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룰 타협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 로봇’에 나오는 ‘인간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은 현실에도 적용돼야 한다. 인력 대체라는 단순한 명령어는 곤란하다. 산업 전환에 대응할 수 있는 명령어가 입력돼야 한다. 근로자와 로봇의 공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명령어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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