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과거와 다르다는데 공급대책 시작부터 ‘잡음’
||2026.02.06
||2026.02.06
“과거와 다를 겁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유휴부지와 노후청사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패한 유휴부지와 노후청사를 활용한 공급 계획을 재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발언이었다. 지난 2020년에도 정부는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 3만4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사업이 진척된 곳은 1200여 가구에 불과하다.
김 장관은 “과거 정부에서도 서울 도심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안이 노후청사와 유휴부지 활용이었다”며 “정책의 수단이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불신이 있다. 그러나 과거 정책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해서 (주택 공급을 위한) 강제력을 부여할 수 있는 특별법으로 주택 공급을 진행할 것이고 이 부분이 가시화되면 우려는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29 공급 대책이 발표된 이후 김 장관의 발언이 무색하게 시장에서는 정부의 도심권 공급 대책이 전 정부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자체, 주민들과 협의를 사전에 마친 도심 유휴부지에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달리 막상 이번 공급 대책에 포함된 지역에서는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용산(1만 가구)에서는 근조 화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과천 주민들 역시 과천경마공원을 활용해 주택 98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공급 대책에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는 준비가 더 충분해야 했다. 이미 지난 정부에서 실패를 경험한 대책인 만큼 이번에는 정부가 예고한 대로 도심권의 공급이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 발표 이후 곧바로 지자체와 주민의 반대가 나오면서 공급 대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29 대책대로 공급이 이뤄진다고 해도 서울 등 수도권의 공급은 이미 부족한 상태”라며 “과거처럼 지자체, 주민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시장에서는 공급 대책의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공급 대책을 계획대로 이행하기 위해 지자체와의 공급 대책 협의가 어려울 경우 중앙정부의 권한 범위를 넓혀 주택 개발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와 주민의 반대가 있더라도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주민과의 갈등이 격화될 뿐이고 오히려 공급 대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집값 안정의 기본은 충분한 주택 공급이다. 살고 싶은 집이 충분히 공급된다는 믿음이 시장에 퍼져야 다주택자 규제, 대출 제한 등 다양한 수요 억제책도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다. 정부는 주택 공급 대책을 제대로 발표해야 한다. 과거 김 장관의 발언대로 준비가 미비한 상태라면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더라도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정부는 “추가적인 공급 부지를 계속 발굴하고,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의 후속 공급 대책은 이행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 공급 대책 발표 시기에 쫓기지 않고 이해 관계자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 주택 공급이 단시간 내에 어렵겠지만 공급의 신호를 확실히 줘야 시장이 반응할 수 있다. “과거와는 다르다”라는 김 장관의 말처럼 정부가 이번에는 충분한 공급 신호로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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