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인보사 사태’ 2심도 무죄
||2026.02.05
||2026.02.05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형사재판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6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에서 다시 한 번 벗어났다.
인보사 성분 조작 의혹과 허위 공시, 주가 부양, 상장 과정에서의 위계 행위 등 광범위한 혐의로 기소됐던 사건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모두 인정되지 않으면서, 법원은 형사 책임을 물을 만큼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재확인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는 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명예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하고, 검사와 피고인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쟁점이 된 다섯 가지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며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른바 ‘인보사 사태’는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보고된 ‘연골 유래 세포’가 아니라 종양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신장 유래 세포’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1월 국내 판매를 시작했지만, 이후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 3상 과정에서 성분 문제가 확인되며 2019년 국내 허가가 취소됐다.
검찰은 이 명예회장이 2017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인보사 성분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식약처에 허위로 보고하고, 해당 제품을 제조·판매해 환자들로부터 약 160억원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또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임상 3상에 문제없이 진입한 것처럼 홍보·공시해 계열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고, 상장 과정에서도 불리한 정보를 은폐해 국책은행으로부터 10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고 봤다.
여기에 허위 기재된 증권신고서를 통해 약 2000억원 상당의 공모자금을 모집하고,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신약 개발 과정의 특성상 불확실성이 크고, 회사의 의사결정이나 내부 관리 체계가 미흡했던 측면은 인정되지만, 그것이 곧바로 형사 책임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인보사 2액 세포의 기원이 허가받은 연골세포가 아니라는 사실을 코오롱 측이 인지한 시점은 2019년 3월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그 이전의 제조·판매 행위를 사기 범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임상 중단 명령 은폐나 주가 부양, 허위 공시에 대해서도 조직적 은닉이나 고의성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명예회장이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일부를 차명으로 관리한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 판단이 내려졌으나, 이미 확정 판결이 존재하는 사안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이 유지됐다.
업계는 이번 항소심 판결로 이 명예회장이 형사 책임과 관련해 사실상 사법적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로 인해 훼손된 기업 신뢰 회복과 연구개발 관리 체계 개선, 신약 개발 과정의 투명성 강화라는 과제는 여전히 코오롱그룹에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실패와 형사 범죄의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라는 문제 역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산업 전반에서 다시 한 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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