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원에 넘긴 공장 안 찾는다”… 현대차, 러시아 시장 포기한 ‘진짜 속내’
||2026.02.04
||2026.02.04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출처-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상징적 금액인 1만 루블(약 14만원)에 매각했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되찾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1월 말 만료된 바이백(재매입)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며, 한때 시장점유율 23.6%로 러시아 1위를 기록했던 현대차는 4년 만에 사실상 완전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신중한 리스크 관리”로 평가하면서도, 중국 브랜드에 내준 거대 시장을 두고 “장기적 기회 손실”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가동이 중단된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은 연간 2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전략 거점이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투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사업은 2004년 엑센트가 도요타를 제치며 시작됐다. 2010년 준공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현대차의 6번째 해외 생산 거점으로, 러시아 기후에 최적화된 쏠라리스(엑센트), 소형 SUV 크레타, 기아 리오(프라이드) 등을 생산하며 현지 공략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GM의 현지 공장까지 인수해 연간 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전성기였던 2021년, 현대·기아의 러시아 합산 점유율은 23.6%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제재가 시작되며 부품 수급이 차단됐고, 1년 9개월 가동 중단 끝에 2023년 12월 매각이 이뤄졌다. 장부가 기준 2,800억원 손실을 반영해야 했던 현대차는 그나마 2년간의 재매입 옵션을 확보했으나, 지난달 말 이를 행사하지 않으며 러시아 시장과의 인연을 사실상 정리했다.
현대차가 떠난 러시아 시장은 빠르게 중국 브랜드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BYD, 지리(Geely), GAC Aion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2023년부터 공세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입했다. 폴크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브랜드들이 2022년 상반기 조기 철수한 반면, 현대차는 가장 늦은 2023년 12월 철수를 단행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했던 만큼, 현대차의 공백은 컸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 규모가 크게 축소됐지만, 중국 브랜드들은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재진입하더라도 과거 수준의 지배력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대신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인도는 현재 현대차의 세계 2위 시장으로, 핵심 거점이다. 동남아 역시 아세안(ASEAN) 경제권 성장과 맞물려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며,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으나, 바이백 옵션 만료로 공장 재취득 통로는 사실상 차단됐다. 업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서방 제재가 구조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러시아 재진입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다.
한때 러시아 1위 브랜드였던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동차 산업 지형도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안정성을 택한 현대차와, 공격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중국 브랜드 간 전략 차이는 향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진영 구도를 가늠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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