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시장, 1분기 ‘잠시 멈춤’...차세대 전환 앞두고 대기 국면
||2026.02.04
||2026.02.04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지난해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던 AI 인프라 투자가 올해 1분기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HBM 시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2026년 자본지출(Capex) 컨센서스는 527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성장률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해 3분기 자본지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5%까지 높아진 이후 4분기 49%로 낮아졌고, 올해 말에는 25%까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 같은 성장률 둔화가 1분기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주요 우려는 대기업의 수요 둔화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생산능력 제약"이라며 "전력 생산, 용도지역 제한, 반도체 같은 핵심 하드웨어 가용성 문제가 AI 채택 속도와 단기 성장을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빅테크가 현세대 HBM3E 주문을 일시 보류하고 2분기부터 양산되는 HBM4로 투자를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공급 제약 상황에서 빅테크는 한정된 물량을 차세대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AI 칩 연산 능력이 메모리 대역폭 증가 속도를 넘어서는 '메모리 벽(Memory Wall)' 병목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모델 연산 능력은 2년간 3배 증가한 반면, 메모리 대역폭은 1.6배, 상호연결 대역폭은 1.4배 증가에 그쳤다. 이와 같이 시스템 성능이 데이터 전송 속도에 제약받는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빅테크가 제한된 공급 물량을 성능이 두 배 향상된 HBM4에 우선 배치할 유인이 커졌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CES 2026에서 차세대 AI 컴퓨팅 아키텍처 '루빈(Rubin)' 본격 양산을 선언하면서 차세대 제품 중심 재편 속도도 빨라졌다. 통상 3월 이후 개발자컨퍼런스(GTC)에서 신제품을 발표해온 엔비디아가 일정을 2개월 앞당긴 것은 HBM4 공급 시기를 앞당기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루빈은 HBM4를 탑재해 총 대역폭 2TB/s에 도달하며, 인터페이스 폭을 2048비트로 두 배 확대해 클럭 속도 증가 없이 데이터 처리량을 배로 늘릴 수 있다. 마이크론도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4는 2026년 2분기에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HBM4 양산 본격화...2분기 이후 주문 급증 기대"
이런 변화는 HBM 공급자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분기에는 반도체 공급 병목과 차세대 HBM4 양산 준비 기간이 겹치면서 주문 타이밍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HBM4 양산은 2분기에야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가이던스 조정이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병목 상황에서 메모리 월 해소가 시급한 빅테크 입장에서는 HBM3E보다 성능이 두 배 향상된 HBM4에 투자를 집중할 유인이 크다"며 "2분기 HBM4 양산이 본격화되기 전 1분기에 주문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단기 실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HBM4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SK하이닉스 시장 지배력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이후 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 주문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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