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내다 파는 코빗… 보릿고개 넘는 중소 거래소
||2026.02.04
||2026.02.04
국내 4위권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운영 경비 충당을 이유로 비트코인 매각에 나서면서 중소 거래소 전반의 재무 부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3위권인 코인원 역시 비슷한 사정인 만큼, 향후 보유 가상자산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 2일 공지를 통해 이달 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비트코인 25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에 공시했다.
매도 예정 평가금액은 내부 승인을 거친 지난달 25일 기준 32억7050만원이었다. 다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하면서 약 28억원으로 추산된다. 매도는 업비트, 빗썸 등 거래소 2곳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코빗은 이번 매각 목적에 대해 “인건비 등 운영 경비 충당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를 앞서 확정된 약 27억원 규모의 과태료 재원 마련 차원으로 풀이한다. 코빗은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과태료 부과와 기관경고 등 제재 조치를 받았다.
특정금융정보법상 거래소는 ▲법인세 등 세금 납부 ▲인건비 등 운영경비 충당 ▲기타 법정의무 채무불이행의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보유 가상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 즉 거래소의 매도 목적은 사실상 이 세 가지로 제한된다.
문제는 이번 매각 규모가 코빗이 보유한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등 약 73억원 상당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코빗이 7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을 두고 자금 운용 여력에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빗은 지난 2018년부터 7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매출은 87억원, 영업손실 168억원을 보였다. 현금성 자산 규모도 크게 줄었다. 코빗은 당시 현금성자산은 35억원으로 전년(630억원) 대비 약 94.4% 감소했다. 유동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예치금 등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가용 현금 여력은 제한적인 상태다.
아직 FIU의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또 다른 거래소인 코인원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 역시 지난 2024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다, 특금법 위반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제재에 따른 재무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코인원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211억원, 2023년 235억과 비교하면 손실은 줄었지만 2024년 영업손실 규모가 61억원에 달한다. 코인원은 코빗에 비해 현금 여력은 충분하지만, 현금성자산 2546억원 중 2444억원이 회원 예치금으로 실질 가용 자산은 약 100억원 수준이다.
이에 코인원도 향후 자체 보유 가상자산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코인원은 이미 지난해 9월 운영경비 충당 목적으로 업비트와 코빗에 비트코인·이더리움·엑스알피·에이다 등 4개 가상자산을 매각해 약 43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 거래소들은 과태료가 부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코인원의 경우 위반 건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코빗과 같이 코인을 매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