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코스튬 원해”…엡스타인 문건 공개로 사지 몰린 전 바클레이스 CEO
||2026.02.03
||2026.02.03
미국 법무부가 추가 공개한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에서 엡스타인과 제스 스탤리 전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백설공주 코스튬을 둘러싼 성적 맥락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나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2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0년 6월 20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여성에게 “백설공주 복장을 한 당신의 사진을 찍고 싶다”며 “코스튬 샵에서 구할 수 있다”고 메일을 발송했다. 여성은 이를 수락하는 답장을 보냈고, 3주 뒤 스탤리 전 CEO는 엡스타인에 “재밌었다. 백설공주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메일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엡스타인은 같은 날 또 다른 여성으로 추정되는 이에게도 메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신자 또한 본문에서 백설공주를 언급하는가 하면, 성관계를 암시하는 노골적인 표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메일에는 여성의 이름, 연령 등 다른 정보는 기재되지 않았으며 ‘백설공주’가 동일 인물을 지칭하는지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스탤리는 엡스타인과의 친분과 관련, “그의 ‘괴물 같은’ 범죄 행위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직업적 이유로 관계를 유지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실제로 공개된 메일들에서 스탤리의 이름은 수신자나 본문에 직접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자료에서 스탤리가 ‘백설공주’라는 표현을 엡스타인과 비슷한 시기 맞물려 사용했다는 점에서 스탤리의 해명에 의문이 제기되는 양상이다.
앞서 스탤리는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2021년 바클레이스 CEO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스탤리와 엡스타인 간 유착 관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바클레이스가 당국에 제출한 해명 서한이 두 인물의 관계를 축소·왜곡했다고 판단, 이를 근거로 스탤리에게 금융 서비스업 고위직 종신 취업 금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스탤리는 제재를 뒤집기 위해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클레이스가 FCA에 제출한 해명 서한을 스탤리가 승인한 데 대해 법원이 ‘정직성과 무결성을 결여한 행동’이라고 판단해서다. 재판 과정에서도 스탤리는 엡스타인과 함께 있던 여성들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이메일 내용에 대해 “의미하는 바를 전혀 모르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공개된 300만 페이지 분량 자료에는 엡스타인이 특정 여성과 젊은 여성들에 대한 품평을 나눈 메일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엡스타인과 메일을 주고받은 여성은 “밀라노도 흥미로울 수 있다. 그곳 여자애들은 굶주려 있다”며 “내일 사진과 영상을 찍겠다”고 보내는가 하면, 또 다른 메일에서는 ‘두 번째 - 21′로 지칭한 여성의 성격과 생활 환경을 세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문건에서는 영국과 더불어 노르웨이, 벨기에 왕실 인사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큰 파장을 불러 모으고 있다. 노르웨이 왕위 계승 1순위인 호콘 왕세자의 아내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의 이름은 1000번 이상 등장했으며, 벨기에 국왕의 남동생 로랑 왕자는 생전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으나 만남은 일대일에 그쳤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앞서 영국에서도 앤드루 전 왕자와 그의 전처 세라 퍼거슨이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밝혀지며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세계 정·재계 인사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하계 올림픽 조직위원장 케이시 와서먼은 성명을 통해 엡스타인의 전 연인이자 공범 길레인 맥스웰과 메일을 주고받은 데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로슬라우 라이차크 슬로바키아 국가안보 고문은 엡스타인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피터 맨덜슨 전 영국 산업장관은 긴급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거듭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엡스타인과 친분이 없으며, 급진 좌파들의 헛된 희망은 여기까지다”라고 트루스소셜에 게시했다. 이어 “중상모략하는 자들을 소송하겠다”며 “부패한 민주당원과 그의 후원자들이 엡스타인의 섬에 갔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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