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월 징크스’ 깨졌다...10개월 연속 최대 실적
||2026.02.03
||2026.02.03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반도체 수출의 1월 징크스가 깨졌다. 1월 반도체 수출이 205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2.7% 폭증하며 2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로 수요의 계절성이 사라지면서 통상적인 1월 비수기 공식이 무너졌다. 전체 수출 658억5000만달러 중 32.2%를 반도체가 책임졌다.
원래 1월은 연말 수출 집중 이후 조업일수 감소와 설 연휴가 겹치는 시기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전통적 비수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12월 208억달러에 이어 1월 205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2위 실적을 달성했다. 10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는 단순한 수출 증가가 아니라 반도체 수요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비수기에도 수출액을 상승시킨 핵심 동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1월 메모리 평균 고정가격을 작년 1월과 비교하면 범용 디램(DRAM) 제품인 DDR4(8기가바이트·GB)는 1.35달러에서 11.5달러로 8.5배 폭등했다. DDR5(16GB)는 3.75달러에서 28.5달러로 7.6배, 낸드플래시(128GB)는 2.18달러에서 9.46달러로 4.3배씩 각각 뛰었다. 가격 급등은 수출액을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가격 급등 배경에는 AI 서버용 수요 폭증이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분기별 계절 요인과 무관하게 지속되며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감산 효과와 맞물려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과거 PC·스마트폰 중심 수요 구조에서는 1분기 재고 조정이 불가피했지만, AI 인프라 투자는 이를 완전히 상쇄했다.
성수기·비수기를 나누던 계절성 소멸은 지역별 수출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중국 수출이 46.7% 급증한 135억달러를 기록했고, 아세안 수출도 40.7% 늘어난 121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고를 달성하며 미국(120억2000만달러)을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두 지역 모두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과거 1월 춘절 기간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출이 급감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역별 계절 요인을 무력화시켰다.
대미 수출 역시 29.5% 증가했으나 내막은 복잡하다. 반도체가 169% 급증했지만, 대표적인 수출 상품이었던 자동차(12.6% 감소), 일반기계(34.2% 감소) 등 관세 영향 품목이 부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자동차·기계 등 주력 품목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반도체가 이를 방어하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관세 리스크 속 반도체만 169% 증가해 수출 '방어막'
반도체 200억달러 시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두 회사는 AI 서버에 필수적인 HBM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향 HBM3E 공급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HBM3E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차세대 GPU에 활용될 HBM4 공급도 눈앞에 두고 있다.
관건은 조만간 구체화될 미국발 반도체 품목 관세 정책이다. 업계는 AI 인프라 투자 지속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2분기 이후 관세 영향이 본격화할 경우 수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수출액을 끌어올렸던 디램 가격 급등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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