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1위 수익률 코스닥… 나스닥보다 2배 비싸 [코스피 5천]
||2026.02.03
||2026.02.03
코스닥이 연초 20% 이상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전망치 개선,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 유동성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반면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등 고평가 부담이 커 지속 상승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은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24.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요국 주가지수 38개 중 가장 높은 등락률이다. 작년 한 해 코스닥은 코스피 등락률(75.6%)의 절반 수준인 36.5% 오르는 데 그치며 부진을 겪었으나 새해 들어선 점진적으로 상승하다가 지난달 26일 4년 만에 1000선을 돌파했고 이틀 뒤엔 1100선마저 넘어섰다.
상승세는 정책 기대감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작년 말 코스닥벤처펀드 세제 혜택 확대, 부실기업 신속 퇴출 등 상장폐지 심사 재설계 등의 내용을 담은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며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고 지난달엔 67개 연기금 평가 기준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하는 등의 기금 자산운용 기본 방향을 발표하며 코스닥 투자 확대 지원군에 나섰다.
대통령의 부양 의지도 한몫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경제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코스닥을 당초 코스닥다웠던 시절의 초기 위상에 걸맞은 코스닥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튿날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X 계정에 구윤철 부총리가 ‘코스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겠다’고 밝힌 기사를 공유하며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나”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적도 개선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150지수 종목 중 2025·2026년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전망치)가 존재하는 99곳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9조43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5조9503억원보다 58.6% 큰 규모다. 여기에 투자자예탁금이 103조원을 돌파하며 유동성이 불어난 점도 지수 상승 동력으로 다가온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낮았는데 정부 정책, 연기금 수급 기대감 등에 따라 코스닥이 연초 올라갔던 거 같다”며 “역사적으로 코스피 대비 코스닥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약 0.6배 높게 평가받았는데 향후 두 지수가 교대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코스닥은 최대 1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여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고평가 부담이다. 코스닥150 종목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을 보면, 선행 PER이 있는 92개사 평균치는 58.6배에 달했다. 향후 1년간 벌어들일 이익보다 주가가 60배 더 비싸다는 뜻이다.
에코프로비엠(341.5배), 로보티즈(583.5배) 등 일부 종목은 선행 PER이 100배 이상이다. 미국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의 25.2배보다 두 배 이상 크고, 코스피 10.8배나 S&P500 22.4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에게 의존하는 시장 구조도 위협 요인이다. 지난달 기관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10조881억원을 사들이며 주체별 순매수 1위에 올랐으나 그 내막은 개인 물량이라는 분석이다. 개인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설정·환매 과정에서 기초지수 구성 종목을 시장에서 사들이는데 이때 물량이 기관 중 ‘금융투자’ 매수로 집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은 지난달 ‘KODEX 코스닥150’(순매수 2조7454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조4252억원) 2개 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TIGER 코스닥150’(6709억원)도 순매수 5위에 들었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닥에서 5261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최근 코스닥이 상승한 것은 정책 기대감에 따른 것이고 기업 실적은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불규칙하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자본 건전성이 떨어지는 기업이 많은 코스닥으로선 금리가 내려야 하는데 지금 금리가 오르는 추세라서 코스닥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정부가 얘기하는 것만큼 3000포인트 올라가긴 현실성이 많이 떨어지고 조정을 받았다가 조금씩 올라가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