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트리아논 펀드 청산, 더 꼬이나?… SC銀, 농협·이지스운용에 “환헤지 비용 달라” 소송
||2026.02.02
||2026.02.02
이 기사는 2026년 2월 2일 15시 3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독일 트리아논 펀드의 통화스왑(환헤지)을 담당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이지스자산운용과 신탁업자인 농협은행을 상대로 수백억원대 정산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대주단과의 협의가 무산되며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는 등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소송 리스크까지 겹치며 펀드 청산 절차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근 농협은행과 이지스자산운용을 상대로 약 380억원 규모의 환헤지 정산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농협은행은 독일 트리아논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의 신탁업자이며, 이지스자산운용은 해당 펀드의 운용사다.
1990년 준공된 트리아논 빌딩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 중심지에 있는 높이 186m, 45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2018년 총 3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정해 트리아논 빌딩과 현지 주거용 부동산 자산에 투자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펀드로 1835억원, 개인투자자 대상 공모펀드로 1868억원을 모집했다. 이후 룩셈부르크 현지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약 50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조달했고, 투자 원금을 더해 약 9000억원에 트리아논 빌딩을 매입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설정 당시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3년 해당 펀드의 기준가가 최초 기준가 대비 50% 이하로 하락하면서 환헤지 계약이 조기 종료됐고, 이에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정산금 지급을 통지했다. 이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농협은행 예금 계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해 채권을 보전한 뒤, 이달 정식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트리아논 펀드는 대주단 주도로 자산 매각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로 유럽 오피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데다, 임차인 퇴거 등 외부 환경이 악화하면서 현지 법상 도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펀드 청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산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집행해야 하는 비용을 원활히 집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지스자산운용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가압류 결정 이후 일부 비용을 자체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에 남은 자산이 줄어들면 투자자에게 배분될 자금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 손실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의 주도권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측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이달 중순 마스턴투자운용의 프랑스 라데팡스 소재 대형 오피스 ‘EQHO’ 펀드와 관련한 환헤지 정산금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신탁재산을 한도로 이행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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