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어도 1년 기다려야?"... 벤츠·BMW 대신 줄 선다는 ‘일본판 레인지로버’ 정체
||2026.02.02
||2026.02.02
"지금 주문해도 내년에나 받을 수 있다." 벤츠 GLS와 BMW X7이 휩쓸고 있는 럭셔리 대형 SUV 시장에 렉서스 'LX 700h'가 던진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29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이 차는 1억 원 중반대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독자적인 팬덤이 이 차에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결이 다른 보수주의'다.
화려한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자율주행 기술을 뽐내는 독일차들 사이에서, LX 700h는 투박할 정도로 기계적 신뢰도에 집착한다.
전자 장비의 화려함보다는 10년 뒤에도 고장 나지 않을 '바디온프레임' 구조의 튼튼함을 선택한 것이다.
성능 수치는 하이브리드치고는 꽤 공격적이다. 3.4L V6 트윈터보 엔진과 모터가 합쳐져 최고출력 457마력, 최대토크 80.6kg·m를 뿜어낸다.
웬만한 V8 엔진을 압도하는 힘이다. 하지만 정작 시내 연비는 8km/L 수준으로, "하이브리드라기엔 아쉽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피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일본판 레인지로버'라 불리는 이유는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이다.
특히 2억 원에 육박하는 4인승 VIP 트림은 뒷좌석을 비행기 일등석처럼 꾸며, "S클래스의 안락함과 SUV의 위풍당당함을 동시에 원하는" 자산가들의 틈새 취향을 정확히 꿰뚫었다.
물론 모두가 이 차를 반기는 건 아니다. 1억 6천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형 느낌이 강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투박한 버튼들은 세련된 감성을 원하는 젊은 부호들에겐 감점 요인이다.
결국 "잔고장 스트레스 없이 대를 물려 탈 차"를 찾는 이들에겐 최고의 대안이지만, "트렌디한 럭셔리"를 원하는 이들에겐 따분한 차일 수밖에 없다.
유례없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LX 700h의 대기 줄이 길어지는 현상은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행에 민감한 선택 대신, 가장 보수적이고 확실한 가치에 지갑을 여는 소비층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레인지로버 고장 걱정하다 지친 사람들이 다 저기로 가는 듯", "솔직히 실내는 10년 전 차 같다", "지바겐보다 승차감 좋고 조용하면 말 다 했지" 등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에디터 한 줄 평: 화려한 기술력에 지쳐 '기본'으로 회귀하려는 부호들의 선택. 단, 1억 넘는 차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견딜 수 있는 이들에게만 허락된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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