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페이퍼컴퍼니 막는다… 반쪽짜리 국내 대리인 제도 ‘칼질’
||2026.02.02
||2026.02.02
구글·애플·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가 5년 만에 개선될 전망이다. 국회가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해온 해외 사업자들의 꼼수를 차단하고, 실질적 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다.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는 해외 사업자가 국내 이용자와 분쟁·고충 처리, 통지·신고, 자료 제출 등 개인정보 관련 의무를 수행할 국내 대리인을 법정으로 지정하도록 한 제도다. 2019년 시행됐다. 하루가 다르게 한국 내 수익을 늘려가는 해외 기업들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해외 기업들의 꼼수로 인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2021년 구글·메타(당시 페이스북)·아마존·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9개 글로벌 IT 기업의 국내대리인이 서울 종로구의 동일한 주소를 사용하는 법인으로 드러났다. 특히 직원이 근무하지 않거나 같은 사무실에 여러 법인이 등록돼 있는 등 페이퍼컴퍼니의 모습이어서 논란을 낳았다.
국회는 글로벌 사업자가 자사 한국 법인 대신 엉뚱한 법인을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위 '구글대리인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2023년 5월부터 시행했다. 이에 구글과 메타 등은 국내 대리인을 한국 지사나 해외 본사가 별도로 신설한 법인으로 변경했으나, 2025년 4월 기준으로 여전히 인텔, 아고다, 스카이스캐너, 호텔스닷컴 등 많은 기업이 국내 대형 로펌을 대리인으로 지정한 상태다.
3개 법으로 나뉘어 있는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의 현실도 문제였다. 국내대리인 제도는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3개 법에 모두 규정돼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개정됐으나, 제대로 된 개선을 위해서는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까지 바꿔야 했음에도 더딘 흐름을 보였다.
최근 입법적 장치가 강화되고 있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내대리인을 형식적 지정 대상이 아닌 실질적 책임 주체로 기능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인철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이미 법상으로 존재하는 국내대리인 제도가 본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 보완"이라며 "국내 이용자 보호 강화는 물론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 책임 불균형과 역차별 문제를 함께 해소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해외 사업자의 국내대리인 지정 요건 및 관리·감독 책임을 신설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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