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창시자들과 접촉했다"…엡스타인 미공개 이메일 파문

디지털투데이|홍진주 기자|2026.02.02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이메일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은 비트코인 창시자들과 대화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Reve AI]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이메일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은 비트코인 창시자들과 대화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방대한 문서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이 비트코인 창시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한 이메일이 확인됐다. 해당 이메일은 2016년 엡스타인이 자신의 지인들에게 보낸 것으로, 최근 법무부가 공개한 약 300만 건의 파일 중 하나다.

1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해당 이메일에서 엡스타인은 "비트코인 창시자 중 일부와 대화를 나눴다"라며 이들이 자신의 새로운 통화 구상에 “매우 흥분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메일은 엡스타인의 개인 지메일(Gmail) 계정에서 두 명의 사우디 지인에게 전송됐으며, 그는 중동 지역을 겨냥한 새로운 법정화폐 시스템 구상을 설명했다.

엡스타인의 계획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이슬람 금융 원칙에 맞춘 실물 법정화폐다. 그는 미국 달러의 ‘우리는 신을 믿는다(In God We Trust)’라는 문구와 유사하게, 종교적 의미를 담은 도장이 찍힌 샤리아 기반 화폐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블록체인으로 구동되는 '디지털 샤리아 준수 화폐'다.

2016년 10월 13일자 이메일에서 엡스타인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급진적(radical)'이라고 표현하며, 사우디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일정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 말미에는 기밀 유지를 요청하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지만, 현재 해당 문서는 법무부 기록 보관소를 통해 공개된 상태다.

이번 이메일은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수 있다는 기존의 추측에도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엡스타인은 이메일에서 단수 표현이 아닌 '비트코인 창시자들(founders)'이라는 복수 표현을 사용했다.

사토시 나카모토 동상 [사진: 셔터스톡]
사토시 나카모토 동상 [사진: 셔터스톡]

엡스타인과 암호화폐 초기 인사들을 연결하는 다른 이메일들도 함께 공개됐다. 2013년에는 보리스 니콜릭이 엡스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렌 그리핀이 작성한 비트코인 분석 글이 공유됐다. 이 메시지는 빌 게이츠, 마이클 라슨 등 기술 업계 주요 인사들에게도 동시에 전달됐다.

그리핀은 해당 글에서 비트코인이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중심의 자유주의 벤처캐피털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비트코인은 내재적 가치가 없고 미래 수익 흐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투기적 '케인즈식 미인대회'에 비유하며, 자신은 투자하지 않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4년 7월 31일에는 오스틴 힐이 엡스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당시 투자자들이 리플(Ripple)과 스텔라(Stellar)를 동시에 지지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내용도 확인됐다. 힐은 이를 "한 경주에서 두 마리의 말에 베팅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프로젝트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윙클보스 형제, 경제학자 스티브 행크, 언론인 커트 아이헨발트 등 다양한 인물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엡스타인의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엡스타인이 초기 암호화폐 논쟁과 투자 흐름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문서 공개 이후 엑스(구 트위터)에서는 엡스타인과 비트코인 재단, 규제 당국, 특정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엡스타인이 비트코인 재단을 지원했으며, XRP를 둘러싼 규제 압박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으며, 사실 여부는 검증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공개된 이메일이 엡스타인의 주장과 관여 가능성을 보여줄 뿐, 비트코인 창시자나 암호화폐 정책 결정 과정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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