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급감한 태국 ‘동남아 최초 디즈니랜드 유치’ 승부수
||2026.02.02
||2026.02.02
태국 정부가 동남아시아 최초로 디즈니랜드 유치에 뛰어 들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과 관광 수입이 동반 하락하며 경제 성장 엔진이 식자, 확실한 수요 폭발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테마파크를 낙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콕포스트는28일(현지시각) 피팟 라차킷프라칸 태국 부총리 겸 교통장관이 방콕 동쪽 개발 지역 동부경제회랑(EEC)을 거점으로 한 디즈니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태국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도 “디즈니랜드 프로젝트는 단순한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며 “민관협력(PPP) 방식에 맞춘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주미 태국대사관도 공식 홈페이지에 EEC 내 세계적 테마파크 유치 구상을 소개하며 이를 ‘관광과 투자 유치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아직 디즈니 본사가 공식적으로 참여를 확정한 단계는 아니다. 태국 정부가 관광 둔화와 인프라 수요 부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인 구상을 공개한 단계에 가깝다. 태국 정부는 디즈니랜드 같은 대형 테마파크를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발판으로 삼고, 동부 지역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태국 정부가 디즈니랜드 유치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그만큼 절박한 경제 지표가 깔려 있다. 태국은 여전히 세계적인 관광 대국이지만, 최근 뚜렷한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290만명으로 전년 대비 7.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 수입은 1조 5300억 바트(약 70조 원)에 그치며 전년보다 4.7% 줄었다.
태국은 관광 산업 비중이 전체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약 20%를 차지한다. 유난히 관광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이 같은 감소 추세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성장 모델 자체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전처럼 저렴한 물가와 유흥을 내세운 관광 패턴으로는 더 이상 지갑을 열 만한 고소득 관광객을 유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 수치로 증명됐다.
태국이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려 하는 EEC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력을 다해 개발하던 지역이다. 이미 수십조원을 들여 공항과 철도, 항만을 깔아놨다. 산업과 물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실제 사람과 돈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 회복이 더뎌지자, 해당 사업에 의욕을 보였던 태국 내 민간 투자자들이 공사를 멈췄다.
여행 전문 매체 스키프트는 “태국 정부가 인프라부터 깔아 놓은 뒤 수요를 기다리는 전략을 접고, 수요를 새로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로 방향을 틀었다”며 “디즈니랜드는 항공사, 호텔, 철도 운영사들이 EEC에 돈을 써야 할 명분을 제공하는 유일한 카드”라고 평가했다.
태국 정부와 금융권은 디즈니랜드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해 낙관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동남아권 금융기관 메이뱅크증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랜드급 테마파크가 EEC에 들어설 경우 연간 약 1870억 바트(약 8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태국 전체 GDP를 약 1% 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다.
정부 측 추산도 비슷하다. 태국 당국은 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외국인 방문객이 5~10% 증가하고, 이를 통해 1200억~2200억 바트(약 5조 5000억~9조 2000억 원) 추가 관광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최대 1만 5000개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 현지 영자 매체 네이션 타일랜드는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태국을 아세안 지역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재정립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관건은 경쟁력이다. 아시아에는 이미 도쿄, 홍콩, 상하이 세 곳에 디즈니랜드가 성업 중이다. 후발 주자인 태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서 최초의 디즈니랜드라는 상징성이다. 아세안 지역에는 싱가포르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제외하면 대형 글로벌 테마파크가 전무하다. 태국은 접근성과 저렴한 체류 비용을 무기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산층 가족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
동남아시아 최대 라이프스타일 종합지 라이프스타일아시아는 “태국이 초기 기획했던 카지노 복합단지에서 디즈니랜드로 선회한 이유는 가족 단위 여행객과 고소득층을 겨냥해 관광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박리다매형 유흥 관광에서 벗어나 테마파크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객단가를 높이는 체류형 프리미엄 관광으로 변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높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기후다. 1년 내내 덥고 습한 태국 날씨는 야외 활동이 주를 이루는 테마파크 운영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와 달리 쾌적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막대한 냉방 인프라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실내 시설 비중, 냉방과 그늘 동선, 배수와 침수 대응 같은 골칫거리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더 큰 리스크는 ‘정치적 불연속성’이다. 방콕포스트는 사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주체와 연속성”이라고 했다. 태국에서는 과거 유니버설 스튜디오 유치 가능성이 거론된 적이 있다. 다만 구체적 투자 계약이나 정부 차원 공식 프로젝트로 이어지지 못하고, 논의는 검토·전망 수준에서 멈췄다.
이외에도 수많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군부를 중심으로 한 정권 교체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백지화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피팟 부총리는 구상 단계에서 생각하는 실제 착공 시점이나, 개장 일정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글로벌 기업인 디즈니 입장에서 태국 정부 정책 일관성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가 협상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