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운드리 저가 공세 예고...국내 기업 수익성 위협
||2026.02.02
||2026.02.02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이 2월 중순 자국 춘절 직후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월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2월부터 웨이퍼 발주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국내 파운드리 업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부 중국 팹들은 춘절 연휴 이후 가동률 유지를 위해 구형 공정에서 대만 및 한국 업체 대비 15~20% 낮은 가격대를 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저가 공세의 주요 타깃은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범용 제품군이다. 국내 팹리스 약 60~70%가 성숙공정을 이용하는 만큼, 원가 절감을 위해 물량을 중국으로 돌릴 경우 이에 국내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특히 한국 파운드리 주력인 8인치 공정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파운드리 저가 공세가 가능한 배경에는 정부 보조금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가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증설 계획에는 SMIC의 린강(상하이)·베이징 팹, 화홍그룹의 Fab9·Fab10, 넥스칩의 N1A3 등이 포함됐다. 바클레이스는 중국 48개 팹 분석 결과, 중국 칩 생산능력이 향후 3~5년 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며 대부분은 28나노미터 이상 레거시 반도체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상위 10개 글로벌 파운드리의 성숙공정 생산능력 중 중국 업체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글로벌 8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은 삼성전자와 TSMC의 전략적 축소로 올해 전년 대비 2.4%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만 확장하고 나머지는 줄어드는 구조다.
◆선택적 양극화 전략 "첨단부터 범용까지 광범위한 전선에서 진행"
게다가 중국 파운드리는 범용칩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도, AI 관련 공정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선택적 양극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와 화홍반도체는 8인치 및 12인치 성숙공정 라인의 가동률이 90~100%에 육박하면서, AI 관련 전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BCD·고전압(HV) 등 특정 공정에 대해서는 오히려 약 10%의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고 전해진다. 수요가 몰리는 고부가가치 공정에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경쟁이 치열한 범용 레거시 제품에서는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고착화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양면 전략 속에서 한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가동률 유지냐, 수익성 방어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미국과 대만 기업들이 '탈중국' 기조를 강화하며 한국으로 주문을 돌리는 반사 이익이 기대됐지만, 오히려 중국 내수 시장에 의존하는 저사양 칩 분야에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문제는 단기간 내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배터리, 화학소재, 반도체 장비 등은 중국 내 조달망이 축을 이루고 있어 완전한 대체가 어렵다. 중국산 소부장의 가격 공세는 첨단부터 범용까지 광범위한 전선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중소·중견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과의 소모전을 피하면서 대체 공급선이 확보되지 않은 핵심 영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국내 파운드리 업계 과제다. 박한진 한국외대 초빙교수(전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는 산업연구원 기고를 통해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구간을 관리함으로써 공급 흐름 전체를 통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탈중국'이 아니라 위험관리형 의존 구조로의 전환이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은 분산하고, 핵심 품목은 비축·다원화를 통해 완충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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