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의 대가?…설탕 부담금, 달콤한 명분 뒤 쓴 청구서 [기자수첩-유통]
||2026.02.02
||2026.02.02
이재명 대통령 "담배처럼 부담금 부과해 공공의료 재원" 제안
설탕은 음료부터 제과·제빵까지 광범위하게 사용
업계 "가격 인상 불가피…충분한 사회적 논의·합의 선행돼야"

최근 설탕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한 이른바 ‘설탕세’ 논의 불씨가 다시 지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 부담금을 언급하면서 그간 잠잠하던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설탕 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담배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모델을 설탕에도 적용해 소비를 억제하고 이를 공공의료 강화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담배와 설탕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담배는 기호품이지만 설탕은 음료부터 제과·제빵, 가공식품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원재료라는 점에서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담배와 같은 방식으로 규제할 경우 영향 범위와 파급력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설탕세가 아니라 설탕 부담금이라 하더라도 기업·소비자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이라는 점에서 체감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이 부담금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모두 반영하지 못할 경우에는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설탕 대신 다른 감미료로 원가를 조정할 경우 성분 변화로 정책 취지가 퇴색되고 맛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부담금 도입에 따른 가격 인상 가능성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셈이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는 발언 이후 중저가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처럼 이번 설탕 부담금 언급 역시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통령 발언에 더해 정치권에서도 관련 입법과 토론회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설탕 부담금이 단순한 해프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설탕은 특정 기호품이 아니라 외식·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단순한 정책 카드가 아니라 산업과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붙인다면 또 다른 물가 불안과 정책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제도화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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