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유례없는 상승장에도 두 총수가 긴장한 이유는
||2026.02.02
||2026.02.02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돌파했다. 그 주역이 반도체라는데는 이견을 제시할 이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를 증명하 듯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16조4000억원, 19조1696억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충분히 축배를 들만도 하지만 두 기업의 총수들은 오히려 긴장감을 높였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임원 세미나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건희 선대 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까지 꺼내 들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 우리가 더욱 깊숙히 들어와 있다며 경고했다. 기술은 미국이 쥐고, 물량은 중국이 밀어붙이는 사이에서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지를 걱정해야 할 때이며 단기 실적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는 메시지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아직 배가 고프다”며 부족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 성공은 출발점일 뿐,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AI 삼각 동맹'에서 하이닉스는 단순한 부품 공급자가 아니라 게임의 룰을 만드는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총수는 기술 우위는 영원하지 않을 뿐더러 우리가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는 사실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SK하이닉스가 62%의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를 30조원 중반대로 늘리는 것과 삼성전자가 지난해 47조5000억원보다 더 많은 돈을 R&D에 쏟아붓겠다고 선언한 것도 그런 사실을 배경에 깔아둔 까닭일 것이다. 멈추는 순간 추락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현재는 지금 갈림길에 섰다. 겉으로는 사상 최초이자 최대인 5000이라는 지수를 돌파했고 기업들은 역대급 실적과 HBM 시장을 장악했다. 모든 지표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지만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위치다.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려 버린다면 과거에 반복했던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 우리는 1989년 코스피가 1000선을 넘겼다가 그 후 10년간 ‘박스피’에 갇혔다. 이후 IMF를 지나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등 우리 증시는 외부 충격에 수차례 무너졌다.
현재의 대외 환경은 너무도 불확실하다. 두 총수가 역대급 실적 앞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5000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축배가 아니라 위기의식이다.
유진상 ICT부장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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