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미결제’ 초등생 반투명사진 올린 무인점포 업주 벌금형
||2026.02.01
||2026.02.01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간 초등학생 얼굴 일부를 가린 사진을 가게에 붙인 무인점포 업주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뒤집힌 것이다.
인천지법 형사항소5-3부(이연경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무인점포 업주 A(46)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3년 4월 23일 인천 한 무인점포에서 초등학생 B(당시 만 8세)군이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가자, B군의 얼굴이 반투명하게 처리된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4장을 가게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군의 사진과 함께 ‘양심 있는 문화인이 됩시다’라는 등의 문구도 함께 적었다.
B군은 이런 게시물이 처음 붙었을 당시 한 매장 손님으로부터 “너 아니냐”는 말을 듣고 부모에게 이를 알렸다고 한다. 이에 B군 부모는 A씨와 여러 차례 통화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자 같은 해 5월 4일 아이스크림값을 냈다.
그러나 A씨는 형사미성년자인 B군이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은 뒤에도 같은 해 7월부터 9월까지 재차 같은 사진을 점포에 붙였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매장이 B군의 학교 옆에 위치하고, 모자이크 처리가 됐더라도 지인이라면 B군을 특정할 수 있었을 것으 판단했다. 또 게시물로 인해 B군이 적응 장애 진단을 받고 불안을 호소하는 등 정신 건강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도 봤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입은 정신적인 충격의 정도나 명예훼손 정도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의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행위의 정당성만을 강변하고 아동이 입었을 상처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다만 “피고인이 무인점포를 운영·관리하면서 겪었을 고충을 감안하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게시물에서 다소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부족하나마 모자이크 처리를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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