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절반 줄이는 ‘1인 기획사 매직’… 비중은 역대 최대
||2026.01.31
||2026.01.31
이 기사는 2026년 1월 30일 오후 4시 53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대중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 ‘1인 기획사’를 설립해 홀로서기에 나서는 움직임이 3년 연속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그늘을 벗어나 독립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려는 흐름이 통계로도 나타난 셈이다.
다만 최근 가수 겸 배우 차은우(본명 이동민·28) 등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나 세금 추징 사례가 잇따르면서 1인 기획사를 둘러싼 ‘탈세’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기획사 소속 대중문화예술인 비율은 2022년 2.5%에서 2023년 4.1%, 2024년 4.3%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반면 대형 기획사 등 기존 매니지먼트에 소속된 비율은 같은 기간 14.8%에서 9.1%로 줄었다. 표본조사라는 한계는 있지만, 연예계 전반에서 1인 기획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이 한 명밖에 없다는 의미로, 보통 연예인이 직접 법인을 설립해 활동과 수익을 관리하는 구조다. 대형 매니지먼트 소속일 때보다 자유롭고,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1인 기획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1인 기획사 확산의 가장 큰 배경으로 ‘세금’을 지목한다.
과세표준에 따라 개인 소득세율(지방소득세 포함)은 연소득 5억~10억원은 46.2%, 10억원 이상부터는 49.5%다. 법인세율(지방소득세 포함)은 2억~200억원 구간에 22%를 적용한다. 연간 100억원을 벌 경우 소득세로는 절반에 가까운 약 48억원을 내야 하지만, 법인세로는 21억원 수준으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비용 처리까지 고려하면 체감하는 세금 부담의 차이가 더 크다. 헤어·메이크업 비용부터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급여 등을 법인의 비용으로 처리하면 그만큼 법인세도 줄어든다. 연예인 본인이 법인 임원을 맡아 챙기는 보수도 법인 비용에 넣을 수 있다.
또 건강보험료를 고소득 지역 가입자로 내지 않고 1인 기획사 직장 가입자로 납부해 이른바 ‘건보료 폭탄’도 피할 수 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절세를 위한 비용 처리 문제 외에도 버는 돈이 커지면 개인 사업자로 활동하는 것보다 1인 기획사를 두는 것이 직원이나 조직 관리에 용이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절세’를 넘어 ‘탈세’로 판단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배우 이하늬를 비롯해 지난해 유연석, 조진웅, 이준기 등이 수억~수십억원의 세금 추징을 당하면서 1인 기획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인 기획사가 사실상 세금 줄이기용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에 휩싸이면 더 심각해진다. 차은우 사례가 대표적이다. 차은우는 역대 연예인 최고인 200억원의 소득세 추징을 통보받았다.
국세청은 차은우가 모친이 설립한 A법인과 매니지먼트 용역 계약을 체결해, 본인이 벌어들인 수익을 소속사 판타지오와 A법인, 개인 명의로 나눠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가 있다고 본다. 소속사 측은 “적법 절차에 따라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쟁점은 1인 기획사가 ‘실질성’이 있는지다. 1인 기획사도 제대로 된 사무실과 인적 시설을 갖추고 매니지먼트 업무를 제공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차은우 사례처럼 주소지를 인천 강화군 장어 가게로 두면 세무당국이 실질적 역할을 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로 판단,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1인 기획사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실질 없는 법인을 통한 소득 분산은 명백한 추징 대상이라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페이퍼 컴퍼니를 가르는 핵심은 실제 물리적 존재와 금전적 실체 여부”라며 “생산이나 업무가 이뤄졌다면 그에 따른 금전 거래가 발생했을 것이고, 결국 세금이 부과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학회장도 “1인 기획사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단순히 세금을 피하려고 명목상 회사를 만들었다면 추징 대상이 된다”고 했다.
국세청을 비롯한 사정당국이 악의적·지능적 탈세에 대한 조사 강화를 예고한 만큼, 향후 1인 기획사를 둘러싼 세무 분쟁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사회적 논란이 되면 더 적극적 세무 조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절세 목적으로 1인 기획사를 세우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상황에 놓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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