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구토하는 우리 아이… B형 독감 공포 확산
||2026.01.31
||2026.01.31
최근 의료현장에서는 유치원에 다녀온 뒤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시작하는 등의 증상으로 내원한 아이들이 B형 인플루엔자(독감)로 진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연말을 기점으로 잠시 주춤했던 독감 유행이 이달 들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특히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B형 독감 공포’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주차(1월 11~17일)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43.8명으로, 전주(40.9명) 대비 약 7% 증가했다. 지난해 47주차(11월 16~22일) 70.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주차에 36.4명까지 감소했지만, 2주차부터 다시 반등하며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증가세의 중심에는 소아·청소년이 있다. 3주차 기준 7~12세의 독감 의심 환자는 135.9명으로 가장 많았고, 13~18세 88.7명, 1~6세 73.4명 순이다. 방학 기간임에도 학원, 체육시설 등에서의 집단활동이 이어지면서 전파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유행의 또 다른 특징은 바이러스 유형 변화다. 그동안 우세하던 A형 독감보다 최근에는 B형 독감의 검출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2주차 기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B형 17.6%, A형 15.3%로 이번 절기 들어 처음으로 B형이 A형을 앞질렀고, 3주 차에는 B형 비중이 26.6%까지 확대됐다.
의료현장에서는 증상 양상도 기존과 다소 다르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A형 독감은 고열, 근육통, 두통 등 전신 증상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반면, B형 독감은 상대적으로 증상이 완만하지만 복통,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두드러지고 기침과 피로감이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의 경우 호흡기 증상보다 위장관 증상으로 먼저 시작해 감기나 장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대부분의 독감은 휴식과 대증치료로 호전되지만 일부 소아에서는 뇌염, 심근염, 심한 장염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독감 이후 열이 다시 오르거나 숨이 가빠지는 경우, 심한 복통·구토·설사, 극심한 처짐, 의식 변화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예방의 핵심은 여전히 백신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면 면역이 형성되며, 감염 자체를 줄일 뿐 아니라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완화하고 입원이나 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춰준다. 아직 접종하지 않은 소아·청소년과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동시에, 개학 이후 학교와 학원을 중심으로 한 추가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청 관계자는 “단순한 일시적 증가가 아니라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향후 2주 이상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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